독일 자동차 폭스바겐이 불법 소프트웨어를 통한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이 문제가 될 것임을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은폐를 시도한 정황이 포착됐다.
폭스바겐 미국 법인은 지난 4월 캘리포니아 주에서 자사와 아우디의 디젤 차량 소유주들에게 배기가스 시스템과 관련해 리콜을 권하는 서신을 보냈다고 24일(현지시간) 야후파이낸스가 보도했다.
서신은 고객들에게 딜러 매장을 찾아 새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것을 권하면서 이는 시스템을 최적화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회사는 이런 리콜이 감독당국을 만족시키려는 조치였다는 점을 설명하지는 않았다. 당시 당국에서는 시험소와 실제 도로 위에서의 배출가스 수치가 일치하지 않는 것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중이었다.
앞서 미국 환경보호국(EPA)과 캘리포니아대기자원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폭스바겐이 디젤차 문제를 해결하도록 자발적인 리콜을 허용했다. 당시 회사는 결함이 기술적인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며 쉽게 해결될 수 있다고 장담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관계자의 말을 이용해 폭스바겐의 리콜은 문제를 덮으려는 또 다른 책략이었다고 꼬집었다.
캘리포니아대기자원위원회의 데이브 클레게른 대변인은 4월 서신이 리콜의 일부분이었다는 점을 확인하면서 “폭스바겐은 우리에게 결함을 수정할 가능성이 있는 솔루션을 제시했다”며 “그러나 실제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가장 논란이 되는 점은 지난주 EPA가 공표하고 폭스바겐이 인정한 것처럼 회사가 고의로 관리들을 속여왔다는 점이라고 야후파이낸스는 지적했다. 서신은 “고장 알림 게시판의 불빛이 어떤 이유에서로 반짝거리면 일부 지역에서 배기가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할 수 있다”며 “차량 등록을 갱신하기 전에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당국은 지난 5월 다시 리콜을 실시했던 폭스바겐 디젤 차량에 테스트를 했지만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여전히 예상했던 것보다 뚜렷히 많았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폭스바겐이 규제당국과 쥐와 고양이처럼 쫓고 쫓기는 게임을 벌였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