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언(流言)은 부랑불근지언(浮浪不根之言)이다. 시경 대아(大雅)편의 탕(蕩)에 처음 나온다. “문왕이 탄식하시되/아, 슬프도다 은나라여!/어질고 착한 이를 써야 하거늘/포악하여 원망이 많은 자로 하여금/유언으로써 대답하게 하나니/도둑질하는 자가 안에 있는지라/저주함이 끝이 없고 다함이 없도다.”[文王曰咨 咨女殷商 而秉義類 彊禦多懟 流言以對 寇攘式內 侯作侯祝 靡屆靡究] 여기 나오는 咨는 탄식할 자, 懟는 원망할 대이다.
비어(蜚語)는 사마천의 사기 ‘위기무안후열전(魏其武安侯列傳)’에 나온다. 위기후 두영(竇嬰)과 무안후 전분(田蚡)은 모두 한(漢) 황실의 외척으로, 둘 다 오초(吳楚)의 반란군을 진압하는 공을 세웠다. 두영은 조정의 실세였고 전분은 그에 아부하는 신세였다. 그러다가 전분의 누이가 황후가 되면서 상황이 반전돼 갈등이 생기고 서로 대립하다가 두영이 옥에 갇힌다.
수치심에 굶어 죽으려 했던 두영은 옥리가 귀띔해준 특별사면을 희망 삼아 견딘다. 그러나 반대편에서 지어낸 “두영은 옥중에서도 반성은커녕 천자를 헐뜯는다”는 비어가 천자의 귀에 들어가 그 일족과 함께 사형에 처해지고 만다.
非(아닐 비)와 蟲(벌레 충)이 합쳐진 蜚는 본래 농작물을 갉아먹는 벼메뚜기나 진딧물 따위의 해로운 날벌레를 뜻하며, 나아가 '날다'를 뜻하기도 한다. 비단유장(蜚短流長), 이것저것 낭설을 퍼뜨리다, 이러쿵 저러쿵하다는 말과, 풍언풍어(風言風語)도 유언비어와 같은 말이다. 유언비어는 ‘명사(明史)’ 마맹정전(馬孟禎傳)에 처음 등장한다. 流言飛語라고 쓴 자료도 꽤 있다. fusedtr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