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중장비업체인 미국 캐터필러가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밝히면서 글로벌 산업계에 경고음이 켜졌다.
캐터필러는 24일(현지시간) 중국에서 브라질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산업 수요가 줄어들 것임을 경고하면서 올해 매출 전망을 480억 달러(약 57조원)로 종전보다 10억 달러 하향 조정했다고 미국 CNBC방송이 보도했다. 회사는 내년 매출도 올해보다 약 5%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캐터필러는 연간 15억 달러의 비용절감을 골자로 하는 구조조정 계획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회사는 오는 2016년 말까지 4000~5000명을 감원하고 2018년 말에는 감원 규모가 최대 1만명에 이르게 된다. 또 공장도 20여 개 추가로 정리하기로 했다. 회사는 이미 지난 2012년 이후 지금까지 약 3만1000명을 감원했으며 20개 공장을 폐쇄하거나 다른 공장과 통합했다. 새 구조조정 계획이 이뤄지면 회사 전체 자산규모는 약 10% 줄어들게 된다.
캐터필러의 장비는 에너지와 광산, 건설 등 여러 산업에서 두루 쓰인다. 이에 회사 실적은 글로벌 산업 전망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 역할을 하고 있다.
더글러스 오버헬먼 캐터필러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매출과 순이익이 3년째 줄어들고 있으며 내년에도 각각 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망대로 간다면 캐터필러의 90년 역사상 처음으로 매출·순익이 4년 연속 감소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로 광산과 에너지 부문에서 핵심 지역의 시장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미 이런 시장 상황에 맞춰 상당한 구조조정을 진행했으나 현재 더욱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원자재 가격의 하락과 중국의 경기둔화 등이 캐터필러 실적 악화의 주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글렌코어와 프리포트맥모란 등 세계 주요 광산업체는 최근 주가 급락에 생산용량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중국은 캐터필러 전체 매출의 10%를 차지하고 있으나 좀처럼 경기둔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날 캐터필러의 주가는 실적 부진 우려에 6.3% 급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