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6일간의 미국 방문 일정을 마치고 28일(현지시간) 귀국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이번 방미에 대한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했다.
이날 모디 총리는 자신의 트위터와 페이스북에 “이번 방문은 인도와 미국 관계의 엄청난 깊이와 폭을 보여줬고 다양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성과가 있었다”는 글을 남겼다.
인도 현지언론은 모디 총리의 방미 소감을 전하며 지난 26~27일 그가 미국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여러 정보기술(IT)기업 수장들을 만나고 투자약속을 얻어낸 것에 주목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의 IT 전문 블로그 비츠는 “모디 총리가 실리콘벨리를 정복했다”며 “모디 총리의 찾아가는 행보는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IT기업 대표들을 자신의 행사에 ‘초청’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180억 달러(약 21조4920억원)를 투자해 10억 명의 국민에게 인터넷을 보급하겠다는 모디 총리의 ‘디지털 인디아’ 정책은 거대 시장 점유를 노리는 미국 IT 업계의 큰 호응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7월 인도 출신의 순다르 피차이를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한 구글은 내년 말까지 인도 철도역 500곳에 와이파이(Wi-Fi)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역시 인도 출신인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는 인도 시골 50만 개 마을에 빈 TV 주파수 대역을 이용해 인터넷 사업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 역시 인도 스타트업에 1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팀 쿡 애플 CEO를 별도로 만난 모디 총리는 자국에 아이폰 제조공장을 설립해달라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엔지니어 출신이 많은 미국 서부 지역 교민 행사에서 모디 총리는 “인도 IT인재가 미국 특히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는 것은 ‘두뇌 유출’이 아닌 ‘두뇌 예치’이며, 이들은 기회가 되면 이자를 쳐서 조만간 인도를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IT기업 외 록히드마틴, 포드자동차, IBM, 펩시 등의 CEO 40여 명과 만찬을 하며 자신이 추진하는 제조업 활성화 정책 ‘메이크인인디아(Make in India)’ 등을 소개했다.
한편 모디 총리의 이번 미국 방문이 정치, 외교적으로도 인도의 높아진 위상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는 독일, 일본, 브라질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을 추진하는 ‘G4’ 국가정상회의를 주최해 안보리 개편 공세를 강화했다. 또 28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회담에서 기후변화 대책이 인류의 개발 열망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개발도상국의 입장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