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 부실감사로 소송 잇따라… 사례 살펴보니

입력 2015-09-3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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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이 부실감사로 인해 손해를 입었다며 회계법인을 상대로 소송을 내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국내 유명 회계법인은 2013년 수백억 원의 배상책임을 지게 됐고, 부실감사에 관여했던 한 회계사는 형사고소를 당해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법원이 최근 부실감사와 투자손해의 연관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을 보이면서 회계법인들은 리스크 전담팀을 강화하는 등 바짝 긴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회계법인, 투자자들 소송으로 '몸살' = 법원 통계에 따르면 2013년 투자자들이 회계법인의 부실감사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낸 소송은 가액은 21건으로, 총 655억원 규모였다. 법원 판결로 회계법인들이 피감회사 등과 연대해 배상해야 할 금액은 166억원이나 됐다.

대표적인 사례는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포휴먼의 분식회계를 밝히지 못하고 감사보고서에 '적정의견'을 표시한 삼일회계법인이 이 회사 증시 퇴출 후 투자자 137명으로부터 당한 소송이었다. 서울중앙지법은 삼일회계법인이 감사인으로서 임무를 게을리하고 필요한 절차를 밟지 않아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며 2013년 10월 140억여원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다인회계법인 소속의 공인회계사 2명은 부산저축은행에 대한 외부감사 과정에서 고의로 분식회계를 묵인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판결이 확정됐다. 최근 들어서는 상장폐지된 회사의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는 경우 변호사들이 나서 투자자들을 상대로 기획소송을 벌이는 경우도 나타나고 있다.

◇회계법인, '리스크 관리 강화' 나서 = 이러한 추세로 인해 국내 유명 회계법인들은 감사업무에 대한 사전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소송을 당해 1심에서 패소했던 삼일회계법인이 대표적이다. 한덕철 삼일회계법인 부대표는 "예전에는 감사보고서가 나가기 전에 사후적으로 감사절차를 검토했다면, 지금은 중간에 수시로 체크하는 시스템으로 바뀌었다"며 "감사업무에서 놓치고 있는 게 있는지, 필요한 절차를 지키고 있는 지를 수시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20여명 선이던 감사지원센터 등 관련 부서인력을 30명 이상으로 확충했고, 기존에 없던 '심리위원회'도 신설했다. 4년 전에 새로 생긴 심리위원회는 전무급 인력 4명을 포함해 6명의 고참 파트너들이 소속돼 다른 업무를 맡지 않고 리스크 관리만을 전담한다.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되는 회사의 감사업무를 전반적으로 관리감독하고 있다.

이번에 대우조선해양 관련 소송을 당한 안진회계법인도 최근 감사업무의 사전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었다.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는 "리스크 관리를 표준화하고 품질관리를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구체적인 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지난해 관련 부서의 인력을 증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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