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진 여친 목 졸라 살해 뒤 투신…경찰 늑장 대응 '도마'

입력 2015-10-02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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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남성이 두 달 전 헤어진 여자친구를 찾아가 목 졸라 살해한 뒤 15층 오피스텔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한밤에 남녀가 다투는 소리를 들은 이웃집 주민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지만 오피스텔 문을 여는데만 2시간 넘게 지체해 투신을 막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1일 오전 2시 35분께 남동구의 한 오피스텔 15층에서 A(36)씨가 뛰어내려 숨졌다. 오피스텔 방에서는 A씨의 전 여자 친구인 B(33)씨가 목이 졸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0시 10분께 "옆집에서 한참 다투는 소리가 들리다가 갑자기 조용해져 이상하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를 접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주민은 신고 40분 전 한 차례 옆집 문을 두드리며 "조용히 해 달라"고 요구했다.

신고 접수 후 5분 뒤인 이날 0시 15분께 현장에 도착한 공단파출소 경찰관 2명은 2시간이 지난 오전 2시 35분께 열쇠 수리공을 불러 잠긴 오피스텔 문을 열고 들어갔다.

경찰은 문을 강제로 개방하는 순간 A씨가 15층 오피스텔 창문을 통해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남성이 투신할 것에 대비해 매트리스를 까는 등의 안전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채 문을 강제로 연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2시간 넘게 문을 강제로 열기 위해 애를 썼다"며 "오전 1시 16분께 소방서에 문 개방 협조 요청을 했으나 '싸운다는 신고만으로는 강제개방이 어렵고 15층까지 올라갈 사다리차도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열쇠 수리공이 드릴로 문을 뚫는 순간 '쿵'하고 무언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크게 들렸다"며 "강제로 문을 개방하는 것과 관련한 경찰 내부 규정은 없다"고 설명했다.

오피스텔에서는 A씨의 혈흔이 묻은 흉기가, 주차장에 있던 A씨의 차량 조수석에서는 A4 1장짜리 유서가 각각 발견됐다.

유서에는 "아들 노릇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가서 어머니를 비롯해 가족들에게 죄송하다. 여자친구에게 배신감이 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다. A씨는 범행 전 친구에게도 "자살하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결과 A씨와 B씨는 결혼을 약속하고 1년간 사귀다가 B씨의 요구로 지난 8월 헤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하는 한편 유가족과 지인 등을 상대로 자세한 범행 동기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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