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3년 만에 겨우 첫 아이를 얻고도 육아 문제로 남편과 갈등을 빚다 살해한 비정한 어머니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양천경찰서는 태어난 지 50여일 된 자신의 딸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김모(40.여)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30일 오전 양천구 신월동 본인의 집 화장실에서 아기를 물이 담긴 찜통에 빠트려 익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남편 유모(41)씨와 결혼 13년이 되도록 아이를 갖지 못한 이유로 갈등을 겪다 8월 겨우 첫 아이를 낳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아이를 얻고 나서는 육아문제로 남편과 갈등을 겪다가 자주 다툰 것으로 전해졌다.
범행 전날인 지난달 29일 저녁에도 김씨는 남편과 또다시 부부싸움을 했다.
김씨는 남편이 '이혼하자. 내가 애를 키우고, 그러다 안 되면 보육원에 보내겠다'는 말을 하자 격분해 자신은 자살하고 아이는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김씨는 다음날 오전 아기를 살해하고 나서 오전 7시께 화장실 방문 앞에 '아이는 내가 좋은 데로 데려가겠다. 행복하게 살고 싶었는데 결국 우리 가정은 이렇게 됐다. 미안하다'라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집을 나갔다.
남편 유씨는 오후 8시 10분께 퇴근하고서 집에서 아내와 아기가 보이지 않자 인근 파출소에 가출신고를 했다. 그 사이 유씨의 전화를 받고 집에 온 동생이 화장실에서 숨진 아기를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씨의 휴대전화를 추적해 당일 오후 10시께 인천 소래포구에서 긴급체포했다.
김씨는 "아기를 죽이고 나도 바다에 빠져 죽으려고 그곳에 갔다"며 "평소 육아를 돕지 않는 남편에 섭섭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김씨는 살해 이유에 대해 "남편이 애를 보육원에 보낸다는 말을 듣고 그럴 바에야 애도 죽이고 나도 죽고 여기서 끝내겠다는 생각으로 범행했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현재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식사도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심리적으로 다소 불안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