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소매업체 아마존닷컴의 ‘갑질’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아마존은 1일(현지시간) 자사 오픈마켓 판매업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애플TV와 구글 크롬캐스트 판매 중단을 지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아마존은 이메일에서 “이들 두 제품의 신규 등록은 금지되며 기존 재고는 오는 29일까지 모두 소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마존이 느닷없이 두 제품을 퇴출시킨 것은 자사 유료회원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인 ‘프라임 인스턴트 비디오’가 제대로 재생이 되지 않자, 이에 불만을 품은 것으로 보인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마존은 로쿠와 마이크로소프트(MS)의 X박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PS) 등 자사의 파이어TV, 파이어 스틱과 경쟁하는 다른 스트리밍 기기는 정상적으로 계속 판매한다. 이들 기기는 모두 프라임 비디오와 제대로 호환이 되기 때문. 아마존은 “이들 기기 모두 훌륭한 선택이 될 것”이라며 “지난 3년간 프라임 비디오는 프라임(유료회원) 서비스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스트리밍 기기가 프라임 비디오와 제대로 호환이 되는 것은 고객 혼란을 피하는 데에 있어서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연말 쇼핑시즌을 앞두고 애플과 구글 등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회사의 제품을 퇴출시킨 것은 아마존이 그만큼 매출을 희생하더라도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통신은 풀이했다.
그러나 웨드부시증권의 마이클 패히터 애널리스트는 “선택의 폭을 줄인 아마존의 결정은 고객들에게 안 좋은 인식을 줄 것”이라며 “아마존 고객의 20% 미만이 프라임 회원이다. 이번 조치는 애플TV 등으로 넷플릭스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80% 고객을 무시한 조치”라고 비판했다.
시장조사업체 파크스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스트리밍 기기 시장에서 로쿠와 구글 아마존 애플의 제품이 전체의 86%를 차지했다. 로쿠가 34% 점유율로 1위에 올랐고 구글 크롬캐스트가 23%로 그 뒤를 이었다. 아마존의 파이어TV와 파이어스틱은 애플TV를 4위로 밀어내고 3위에 등극했다.
파크스는 오는 2019년에 전 세계적으로 8600만대의 스트리밍 기기가 팔릴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