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업체 폭스바겐이 배기가스 조작 파문으로 사면초가에 빠졌다. 튼튼하면서도 친환경적인 자동차라는 이미지는 사라져 버렸고 자금조달에도 먹구름이 끼고 있다.
미국 그린카저널은 폭스바겐의 ‘2009년형 제타’와 아우디의 ‘2010년형 A3 TDI’에 부여했던 ‘올해의 그린카’ 타이틀 2건을 박탈하기로 했다고 1일(현지시간) CNN머니가 보도했다.
타이틀 박탈은 ‘올해의 그린카’ 상이 만들어지고 나서 10년 만에 처음 일어난 것이다. 폭스바겐도 그린카저널의 결정에 동의했다고 CNN머니는 덧붙였다.
설상가상, 폭스바겐은 브랜드 이미지 악화에다 비용 증가 우려 등으로 신용 상황이 크게 악화하고 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폭스바겐의 금융자회사인 폭스바겐파이낸셜서비스(VWFS)는 회사채 금리가 크게 올라 신규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졌다. 이 회사가 발행한 2017년 5월 상환하는 5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이번 주 2% 넘게 치솟았다.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이 불거지기 전만 해도 금리는 불과 0.3%대였다. 폭스바겐의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5년물 회사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3%대로 올라 6년 반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VWFS는 폭스바겐 고객들에게 자동차 대출을 제공하고 있는데 자금조달이 어려워지면 대출금리가 올라 신차 판매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경기부양책 일환으로 매입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 대상에서 폭스바겐을 제외했다. 그만큼 폭스바겐 채권을 찾는 투자자가 줄어들어 자금상황이 더욱 빡빡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폭스바겐은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비교적 선전했다. 폭스바겐과 아우디를 합한 판매량은 4만3481대로 전년보다 6.3% 늘었다. 이는 6.7% 감소할 것이라던 시장 전망을 훌쩍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지난달 미국 전체 신차 판매가 1817만대(연환산 기준)로 지난 2005년 7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도요타 등 다른 업체가 10%가 넘는 증가율을 보인 것과 비교하면 부진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자동차 쇼핑시즌인 노동절(9월 5일)이 스캔들이 터지기 전에 있어 그나마 폭스바겐 판매가 증가세를 보였다고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