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비 안 냈으면 밥 먹지마"라던 충암고, 4억원대 급식 비리 드러나

입력 2015-10-04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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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점심 급식을 기다리는 학생들에게 급식비를 내지 않았으면 먹지말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던 충암고가 급식비 4억여원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 교육청은 서울 충암중·고교에 대한 급식 감사를 벌인 결과 급식 운영 전반에 관한 심각한 문제점과 최소 4억1035만원의 횡령 의혹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시 교육청 측은 "충암고 전 교장 P씨(현 충암중 교장)와 충암중·고교 공동 행정실장 L씨, 충암학원 전 이사장 L씨, 용역업체 직원 등 15명을 횡령 및 배임, 사기 등의 혐의로 서울 서부지검에 수사의뢰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감사 결과에 따르면 충암중·고교는 조리실에서 각 교실로의 급식 배송을 용역업체에 위탁하는 것처럼 서류를 조작, 최소 2억5700만원 상당의 배송용역비를 허위 청구했다. 용역비에는 실제 배송을 하지도 않은 용역업체 배송료와 용역업체 직원들의 퇴직 적립금, 4대 보험료 등이 포함됐다. 용역업체가 해야 했던 급식 배송은 학교 측아 직접 고용한 조리 종사원이 담당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충암중·고교는 또 식용유는 재탕해 반복 사용하고 종이컵과 수세미 등 소모품을 허위로 과다청구하는 방법으로 최소 1억5400만원에 달하는 식자재 비용을 횡령한 것으로 밝혀졌다.

학교 측은 식자재 납품 업체 직원을 학교 급식 담당 직원으로 채용, 식자재 구매 관련 불법 입찰 및 부당 수의계약을 체결한 의혹도 함께 받고 있다.

충암고는 허위 청구는 물론 식재료를 빼돌리고 기름을 재탕하는 등의 부정을 저지르면서도 급식비를 내지 못한 학생들에게 급식비 남부를 독촉하는 등의 비윤리적인 행태를 보여왔다.

지난 4월 이 학교 교감은 급식을 기다리는 학생들 중 3월분 급식비를 내지 않은 학생들에게 "내일부터 오지 마라", "네가 먹는 밥이 다른 학생 밥을 빼앗아 먹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당시 교육청은 이를 학생인권을 침해한 것으로 판단해 관련자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충암초·중·고교를 운영하는 충암학원은 2011년 교육청의 특별감사에서 공사비 횡령, 학교회계 부정 등 비리가 적발돼 교육청에 의해 검찰에 고발당하고 시정명령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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