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저가 토종 SUV가 휩쓴다…현대차 고전

입력 2015-10-05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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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자동차 시장이 불황 속에서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날개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중국 토종 브랜드들이 저가 SUV를 쏟아낸 데 따른 것으로 가격 경쟁력이 급감한 현대기아자동차는 중국에서 올해 3분기에 적자를 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5일 자동차 업계와 코트라 등에 따르면 중국승용차연석회의는 지난 7월 중국 자동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2.5% 하락한 130만4099대에 그쳤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SUV가 40만12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39%의 성장률을 보였다.

2010년 중국 SUV 판매량은 131만대 수준이었으나 지난해에는 400만대에 육박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 자동차 시장은 12%의 성장률에 그친 반면 SUV는 전년 대비 36.1%에 달하는 증가율을 보였다.

문제는 중국 SUV의 호황이 중국 토종 업체들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은 41.45%에 달했다.

지난해 출시한 소형 SUV의 월별 판매상황을 살펴보면 중국 창청자동차의 하푸 H6가 1만1천여대 수준으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토종 브랜드 하이마 S5도 5천대를 상회하는 판매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토종 브랜드가 선전하자 합작법인인 베이징 현대나 둥펑 위에다 기아 등의 판매 하락으로 이어졌다.

판매량 기준 중국의 10대 자동차 생산업체 중 상하이 폭스바겐, 이치 폭스바겐, 상하이 GM, 베이징 현대의 상반기 판매량이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이들 합자 업체들이 중국의 시장 소비층과 소비성향이 바뀌고 있음에도 전통 고급 세단을 고집한 점이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에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창청자동차의 하푸H6, 장화이자동차의 루이펑 S3, 창안자동차의 창안CS35 등 토종 SVU가 큰 인기를 끌었는데 모두 차값이 10만 위안(한화 1952만원) 이하일 정도로 가격 경쟁력이 탁월하다.

아울러 중국 토종업체들은 자동차 구매를 제한하는 1, 2선 도시가 아닌 중소형 도시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점도 주효했다. 중국 소도시에서는 도로 상황이 도심보다 열악해 SUV를 찾는 고객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른 후폭풍으로 현대기아차가 중국에서 올해 3분기에 적자를 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베이징현대는 지난 7월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2.4%, 8월에는 16.5%가 줄었다. 둥펑 위에다 기아 역시 지난 7월과 8월의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3.3%와 44.7%나 급감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3분기 현대기아차 중국 법인의 가동률이 70% 내외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판매 감소에 따른 가동률 저하로 베이징 현대와 둥펑위에다 기아는 3분기 영업 손익이 적자가 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중국 시장 수요가 세단에서 SUV로 변화 중이고 불경기가 계속되면서 저가차 선호로 중국 로컬기업의 판매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현대차와 기아차의 중국 실적 개선에 장애 요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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