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산업이 뜬다] 외국어·악기 등 인기강좌, 대학보다 수강신청 치열

입력 2015-10-0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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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츠 질 높이고 무료 아닌 유료로… 강남 시니어플라자 실버 수강생 몰려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끼 있는 어르신 발굴 프로젝트 샤이니스타를 찾아라!’서울·강원지역 오디션에서 ‘은하예술단’ 팀이 아름다운 부채춤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서울 마포구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끼 있는 어르신 발굴 프로젝트 샤이니스타를 찾아라!’서울·강원지역 오디션에서 ‘은하예술단’ 팀이 아름다운 부채춤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의 50~60대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세대다. 1980~90년대 대한민국 최대 호황의 시기를 누렸고 교육수준과 정치, 문화, 사회적으로도 어느 세대보다 경쟁력이 높다. 이들은 더이상 ‘나이 먹은’ 부양 대상이길 거부한다. 대신 넉넉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은퇴 후 제2의 인생을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전후 베이비부머들을 중심으로 이런 움직임이 나타난다. 덩달아 관련산업도 부상 중이다. 그 중심에는 실버 세대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엔터테인먼트 등의 콘텐츠 산업이 활성화되고 있다. 제대로 쉬고 싶다는 열망을 반영해 주머니 사정이 좋은 이들을 집중 겨냥한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은퇴 노인들을 대상으로 유료 강좌가 붐이다. 교육시장 조사기관 ‘러닝리소시즈네트워크’는 50대 노인 대상 평생교육시장 규모를 60억 달러로 추정했다. 2년 전보다 20억 달러나 늘어난 수치다.

우리나라에서도 실버 세대를 위한 유료 강좌는 상대적으로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강좌는 모두 무료라는 고정관념을 벗고 콘텐츠 질을 높여 노인 수강생들을 빨아들이는 모습이다.

강남구가 운영하고 있는 강남 시니어플라자는 좋은 예다. 2011년 9월 문을 연 이곳은 노인복지관이란 이름 대신 시니어플라자로 이름부터 바꿨다.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외국어 강의와 동양철학·서양사·예술 등 인문학 강의, 인터넷·스마트폰, 색소폰·바이올린 등 악기 연주 등을 1만원부터 4만5000원까지 수강생들한테 받고 강의한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강좌수가 급증했고, 인기강좌의 경우 수강신청부터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는 후문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4 노인복지시설현황’에 따르면 노인들의 사회활동 참여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교양, 취미생활, 건강 증진, 소득 보장 등과 관련한 각종 정보와 학습프로그램 등을 제공하는 노인 여가복지시설에는 노인복지관, 노인교실(노인대학 포함), 경로당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시·군·구에 신고된 노인복지관은 전국적으로 319개, 노인교실은 1413개다. 또 60세 이상 노인이 이용할 수 있는 평생학습관은 2014년 기준으로 전국 393개이며, 이곳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만 2만2630개(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연보)나 된다.

경제력 풍부한 이들이 문화소비 파워 주체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올해 관객수 1000만을 넘은 ‘명량’과 ‘국제시장’의 흥행도 이들 없이는 불가능했다. 은퇴자들의 소비 여력과 이들의 영화와 공연 등의 문화 소비, 지적 습득의 욕구는 자연히 관련시장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먼저 실버세대를 겨냥한 시니어 출판이 눈에 띈다. 아직 충분한 독자군이 형성돼 있지 않지만 은퇴자 및 고령자와 과련된 책들과 잡지가 쏟아져 나오면서 ‘시니어 출판’이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업계에서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출판시장에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제대로 된 휴식을 위해선 건강도 필수다. 노인을 위한 헬스케어 산업이 각광받는 이유기도 하다. 일본 정부의 경우엔 2020년까지 노인을 위한 ‘헬스케어’ 산업을 키우키로 했다. 이런 움직임은 전세계 헬스케어 업체들에게 공통적인 사안이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산업통산자원부는 병원의 임상 현장과 의료기기 기업을 연계하는 정책을 통해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시도하고 있다. 국내에서 헬스케어를 포함한 ‘실버 산업’ 규모는 최근 22조원에서 2018년 84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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