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중도에 길을 묻다] 진영논리 갇힌 보수·진보, 내 길 고집 말아야 모두의 길 보인다

입력 2015-10-0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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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노동·복지 양극단의 목소리… 중도의 시각에서 새로운 길 찾기

1960~70년대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며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뤄냈던 한국 경제가 위기에 직면했다. 대내적으로 저출산·고령화와 경제적 불평등, 저성장 국면을 맞은 가운데 대외적으로는 중국 등 신흥국 경기침체와 유럽 정치 불안, 미국 금리 인상 등 악재가 첩첩이 쌓여 있다.

한국경제를 뒷받침하는 주요 부분의 불균형 문제도 우리가 풀어야 할 난제다. 한국은행은 ‘한국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조개혁 및 구조조정’이라는 자료를 통해 노동시장, 가계-기업, 수출-내수,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불균형이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 내 일자리 양극화와 수급 불균형으로 고용의 질은 악화하고 가계 소득은 기업소득에 비해 제자리걸음이라는 것이다. 또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로 인한 해외 경제에 대한 취약성과 중소기업 발전이 위축된다는 점도 성장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았다.

이런 가운데 재정 건전성은 갈수록 악화하는 등 나라살림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박근혜 정부 첫해에 발표한 ‘2013~2017년 국가재정운영 계획’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의 임기 마지막 해인 2017년 국가채무는 610조원을 예상했지만 올해 정부는 이보다 82조9000억원이 늘어난 692조9000억원을 예상하고 있다.

성장률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올해 초 해외 금융기관들의 한국 성장률 전망치는 3.5%였지만 수출과 내수 부진을 겪으면서 해외 금융기관들이 2% 중반대로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국내 연구기관들도 한국 경제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한다면 잠재성장률도 2%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반면 이런 난제들 앞에서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은 소통을 통한 문제 해결보다는 각각 진영 논리에 갇힌 채 갈등만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증세와 재정의 역할 노동시장 유연성, 복지 확대 등 매 사안마다 양 진영은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며 대립하고 있다.

가까스로 노·사·정은 노동시장 구조개혁에 대해 합의안을 마련했지만 노동개혁법안 처리를 두고 여당은 연내 처리를, 야당은 논의를 위한 특위 구성을 요구하고 있다. 공공·교육·금융 등 나머지 개혁 과제에 대해서도 아직 요원하기만 하다.

전문가들은 보수와 진보가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하면서도 소통을 통해 양 극단의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 고문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다양하게 엇갈리는 의견을 하나로 수렴하는 과정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수렴하는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굉장히 큰 경제적 비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본지는 우리 사회의 경제 현안 중 첨예하게 대립을 보이고 있는 사안에 대해 양 진영의 의견을 들어보고 대안을 제시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했다.

이 가운데 우리 사회에서 가장 극한의 대립을 치닫고 있는 △부자증세 vs 증세 없는 복지 △적극적인 재정운용 vs 재정건전성 △대기업과 재벌 중심의 낙수경제 vs 소득주도 성장 △노동 유연성 및 안정성 제고 vs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中부담-中복지 vs 高부담-高복지 등에 대해 전문가의 의견과 함께 양 극단을 넘는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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