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로 돌아간 마르쿠스 페르손 전 모장 최고경영자(CEO)는 떠날 때를 안 경영자로 회자되고 있다.
페르손은 지난해 최고의 게임으로 꼽힌 샌드박스형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의 개발자다. 게임 속에서 블록으로 농장을 짓는 등 가상의 세계를 만다는 이 게임은 가입자만 1억 명에 달할 만큼 큰 인기를 얻었다.
마인크래프트의 신화는 페르손이 지난 2010년 공동 창업자인 제이콥 포저, 칼 메네와 함께 모장을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내성적인 성향을 갖고 있던 페르손은 게임을 좋아하는 마음에 게임회사를 차렸고,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사실 페르손은 내성적인 성향을 가진 경영인으로 알려졌다. 스웨덴에서 태어난 그는 수도 스톡홀름에서 두어시간 떨어진 지역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문화 생활을 누릴 환경이 여의치 않았던 생활 터전에서 페르손은 자연을 벗삼아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다 8살 때 게임 개발에 처음 눈을 떴고, 그 후 페르손은 컴퓨터 게임 제작을 해야 겠다는 막연하지만 당찬 결심을 하게 됐다. 페르손은 “어렸을 때 꿈은 게임 개발자였지만 학교에서는 절대 이룰 수 없는 꿈이라고 핀잔을 줬다”고 과거를 회상하곤 했다. 그리고 청년이 된 페르손은 게임, 코딩 문화에 빠졌고 모장 설립의 기반을 닦아 나갔다.
주변의 우려를 뒤를 하고 페르손은 보란 듯이 성공을 했다. 그러나 그의 고민은 역설적이게도 성공한 후에 시작됐다. 부와 명예를 얻은 뒤에도 계속되는 공허함을 견디지 모한 것이다. 화려한 성공 뒤에 늘 혼자였던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기도 했다. 그는 모장 CEO로 재직하던 당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불균형으로 인간관계가 엉망이되고 있다. 유명한 사람들과 파티를 열고 있지만 외로움을 더 느낀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평범한 게임 개발자에서 일약 세계적인 부호로 떠오른 자신의 모습이 어색했던 것일까. 앞서 페르손은 레딧SNS에도 “현대 사회의 놀라운 패러다임 때문일까. 나는 하루아침에 벼락부자가 됐다. 여전히 게임과 프로그래밍을 즐기지만, 최신 컴퓨터와 콘솔을 구입하고 여행을 떠나는 것 외에 이 많은 돈을 어디에 소비해야 할지 모르겠다”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리고 페르손은 끝내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 모장을 마이크로소프트(MS)에 팔기로 결심한 것이다. 당시 모장의 매각 소식을 접한 마인크래프트 게이머들은 “매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상태에서 회사를 운영해도 성공과 명예를 계속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모장의 2013년 매출은 2억9000만 달러, 순이익은 1억1400만 달러에 달했다.
페르손은 주변의 우려와 만류를 뒤로하고 자신의 결정을 끝까지 밀어부쳤다. 그리고 그와 함께 회사를 세웠던 포저와 메네도 페르손과 뜻을 같이했다. 지난해 페르손은 MS에 모장을 25억 달러에 매각했다. 페르손은 회사를 떠나면서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오래 전부터 모장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정신때문에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며 여느 때보다 홀가분하게 회사를 떠나며, 돈이 아닌 기술을 중시했던 경영인으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