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한 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이 “FIFA 윤리위원회의 공격 목표가 됐다”고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대한축구협회 축구회관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FIFA 윤리위원회가 저에 대해 자격정지 제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FIFA 윤리위원회는 정 명예회장이 2010년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7억7700만 달러(약 9184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축구발전을 위해 쓰겠다’는 내용의 서한을 국제 축구 관계자들에게 발송한 데 대해 15년 자격정지를, FIFA 윤리위원회를 비판한 데 대해 4년 자격정지를 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FIFA가 조만간 제재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실망스럽지만 놀랍지 않다. FIFA 윤리위원회는 처음부터 저의 FIFA 회장 출마를 저지하기 위한 활동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 명예회장은 “7월 초부터 친구들은 제가 FIFA 회장 선거에 출마하면 FIFA 윤리위원회에서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알려줬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람들은 FIFA 윤리위원회가 블래터 회장의 ‘살인청부업자’라고 말한다. 그들은 절대 블래터 회장을 공격하지 않고, 그에게 도전하는 사람만 괴롭힌다”고 비판했다. 이어 “블래터 회장, 발케 사무총장, 미셸 플라티니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과 달리 저는 뇌물이나 사기, 부패 등 어떠한 혐의도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FIFA 윤리위원회는 정 명예회장이 2010년 자연재해로 피해를 입은 파키스탄과 아이티에 건네준 기부금에 대해 조사했다. 정 명예회장은 홍수가 난 파키스탄에 40만 달러(약 4억7000만원), 지진이 발생한 아이티에 50만 달러(약 5억9000만원)를 지원했다. FIFA는 당시 그가 기부금을 보낸 시기가 FIFA 부회장 선거를 앞둔 시점인 점을 이유로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정 명예회장은 “1990년 이후 터키, 방글라데시, 중국 등 여러나라에 꾸준히 인도적으로 지원해왔다”고 해명했다.
정 명예회장은 “결국 전 혐의를 벗고 승리할 것”이라면서도 “FIFA 윤리위원회가 이런 수법으로 적법 절차와 공정한 처리를 무시한다면, 정의 실현이 어려운 것은 물론 이번 FIFA 회장 선거에서 저의 후보 자격도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블래터 회장의 흑색선전에 공격 목표가 되었다는 것은 제가 FIFA 회장 후보가 되는 데 가장 강력한 추천서인 셈”이라며 “제가 FIFA 개혁을 이끌 사람이라는 가장 강력한 증거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