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준호의 세계는 왜?] 디지털 시대에 엇갈리는 미국 언론사의 명암…활로는 어디에?

입력 2015-10-0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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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력 일간지들이 5일(현지시간) 엇갈리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서부의 권위 있는 신문인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이번 주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와 시카고트리뷴 등을 소유한 신문그룹 트리뷴퍼블리싱은 이날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명예퇴직 신청자를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중 가장 가혹한 칼바람을 맞는 것은 LAT입니다. CNN머니에 따르면 현재 500명가량인 LAT 편집국의 최소 10분의 1 이상을 감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합니다.

LAT 신문 유효 발행 부수는 매일 약 49만부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 USA투데이에 이어 전국 4위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 독자가 줄어드는 상황을 피해가지는 못했습니다. LAT 신문 부수는 지난해 초의 약 74만부에 비하면 3분의 1가량 줄었들었다고 합니다.

사실 감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현재 편집국 인원도 여전히 미국에서 톱5에 들지만 그 수는 정점이었을 때 1200명에서 절반 이상 줄어든 것입니다. 6년 전만 해도 900명의 인원을 자랑했다고 하네요.

반면 NYT는 이날 온라인 유료 독자가 100만명을 돌파했다는 기분 좋은 소식으로 자축했지요. 여기에 신문 구독자 110만명을 합치면 총 유료독자가 210만명으로 NYT의 164년 역사상 최고라고 합니다. 신문 독자들은 온라인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물론 NYT도 지난해 말 100명을 감원하는 등 디지털 시대 경영난을 피하지는 못했지만 악전고투 속에 의미 있는 성과를 이뤄낸 것이지요.

미국의 대표적인 신문사 두 곳이 이렇게 차이 나는 성적을 낸 이유는 무엇일까요.

LAT도 ‘디지털 퍼스트’전략을 외치고 이에 따른 사업 구조 전환을 추진했다고 전해집니다. 기자들에게 디지털 스킬도 가르쳤고요. 폴리티코는 LAT 구성원들이 디지털로의 전환을 추상적으로만 이해하고 막상 참여는 제대로 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지난달 초 1년 만에 오스틴 뷰트너 LAT 발행인 겸 최고경영자(CEO)가 취임 1년 만에 전격적으로 해고된 것에서 몰락의 단초를 찾고 있습니다. 뷰트너는 길지 않은 재임 기간 캘리포니아 가뭄에 대한 온라인 특집기사와 10만명 이상의 독자를 확보한 20개의 주제별 뉴스레터 등 다양한 디지털 정책을 추진했는데 뷰트너가 떠나면서 이런 전략도 다 물거품이 됐다는 것이지요.

그동안의 해고도 문제였다네요. 지난 수년에 걸쳐 10~20년 경력의 기자들이 회사를 떠나고 편집국에는 경력이 20년이 넘는 베테랑과 신참들만 남은 상황이라고 합니다. 이는 이전에 비해 기사가 전반적으로 뒤죽박죽 되는 느낌을 줄 수밖에 없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습니다.

NYT는 자신의 성공 비결을 전문성으로 꼽았습니다. 온라인 유료독자 100만 돌파 소식을 전하는 기사의 첫머리는 올해 미국 대법원이 동성결혼 합헌 결정을 내렸을 때 법원에서 이 기사를 쓴 NYT 기자는 예일대 출신의 변호사라는 점을 소개했습니다. 이라크 화학무기 폐기 소식을 전한 기자는 전직 해병대 대위였습니다.

어찌됐든 두 신문사의 사례에서 글로벌 미디어업계의 활로가 어디에 있을지 힌트가 대략적으로 나온 것은 같습니다. 모바일 시대로 접어들었지만 콘텐츠의 중요성은 사라지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시대 기자로서 필자가 가진 콘텐츠를 어떻게 다듬고 표출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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