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야 나델라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전략을 바꿨다. 대중보다는 고급 사용자를 겨냥한 틈새시장 공략으로 새로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MS는 6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첫 랩톱PC ‘서피스북’과 태블릿PC ‘서피스프로4’, 스마트폰 ‘루미아950’, ‘루미아950XL’ 등 신제품을 공개했다.
특히 이날 선보인 신제품 중 루미아950과 루미아950XL은 나델라 CEO가 취임한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스마트폰으로 업무용에 초점을 맞춘 게 특징이다. 일반 사용자가 아닌 기업 고객을 주요 사용 계층으로 삼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MS가 최근 포화 상태에 이른 스마트폰 시장에서 살아남고자 기업 고객 등 고급 사용자를 위한 틈새시장을 겨냥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MS는 이들 스마트폰에 지난 7월 공개한 새 운영체제(OS) ‘윈도10’을 탑재했다. 여기다 스마트폰을 외부 디스플레이와 연결하고 윈도 응용프로그램(앱)을 이용해 데스크톱PC로도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처음으로 도입했다. 또한 루미아950과 루미아950XL에는 두 개의 안테나가 장착돼 신호 감지 능력이 향상됐고 배터리 소모 없이 잠금 화면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특징이다. 홍채로 사용자를 인식하는 기능도 추가됐다.
MS가 이처럼 신제품의 주요 타깃을 대중이 아닌 기업 고객으로 잡은 건 새로 부상하는 기술 분야에서 뒤지는 경향이 있고, 혁신 노력이 너무 늦은 감이 있다는 업계의 지적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전임자인 빌 게이츠와 스티브 발머는 사무실에서 기본 인터페이스로 자리잡은 컴퓨터 운영체제 윈도의 인기를 바탕으로 MS라는 소프트웨어 제국을 세웠다. 하지만 내장 아웃룩 이메일, 문서작성용 워드, 엑셀 스프레드시트 등 MS 오피스의 우월성은 이제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하는 상황이다. 파일공유 서비스 드롭박스, 애플 아이폰, 구글 지메일과 독스 등 MS 오피스를 대체할 라이벌이 무섭게 치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이에 나델라 CEO는 데스크톱PC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도구들을 스마트폰으로 옮겨오기로 한 것이다. 그는 최근 WSJ와의 인터뷰에서 “경쟁은 언제나 존재한다. 유일한 대처법은 혁신을 계속하는 것 뿐이며, 우리가 현재 추진하고 있는 것도 바로 그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제품 루미아950와 루미아950XL는 내달 출시되며, 가격은 각각 550달러(약 63만9000원), 650달러로 책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