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맥주 2위 맥주제조업체 사브밀러의 주가가 6일(현지시간) 4% 가까이 급락했다. 업계 1위 AB인베브와의 합병이 무산될 것이란 우려에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다.
이날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서 사브밀러의 주가는 전일 대비 3.8% 빠진 36.22파운드로 마감했다. 앞서 회사의 주가는 AB인베브가 인수를 제안했다는 소식에 30% 폭등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사브밀러는 AB인베브의 인수 제안서 제출 마감 기한을 8일 앞두고 “실적과 관련한 정보는 적절한 시기에 공지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회사가 인수 제안서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자 투자자들은 이날 공시를 ‘인수 거절’로 받아들였다.
이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사정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AB인베브가 제시한 인수가가 너무 낮다며 사브밀러가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AB인베브가 제시한 인수가는 주당 40파운드 초반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브밀러는 주당 45파운드 선을 적정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현재까지 AB인베브의 인수 제안서의 구체적 사안은 알려진 바 없다.
맥주업계에서는 이들 양사의 인수·합병(M&A)이 성사될 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계 1, 2위를 달리는 두 업체가 합병될 경우 시가총액 규모는 2750억 달러(약 323조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전세계 맥주업계 총 순이익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사브밀러의 5대 주주 퍼블릭 인베스트먼트 코퍼레이션(PIC)은 양사의 M&A에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세계 맥주업계에 독과점이 생겨 맥주시장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편 SAB인베브는 신흥국 맥주시장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신흥시장의 경기 둔화와 달러 강세로 타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