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의 사업재편이 미국과 일본보다 지지부진하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일 ‘기업 사업재편과 혁신의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미국 대표 기업인 구글의 인수합병(M&A) 실적은 154건으로 같은 기간 삼성전자의 37건보다 4.1배 많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소프트뱅크의 M&A 실적은 총 40건으로 2012년 이후 많이 증가해 올해 삼성전자를 앞질렀다. 특히 구글은 3D프린터 기술, 무인자동차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분야의 인수를 확대하고 있다.
외국에서는 글로벌 기업의 업종 전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IBM은 주력 사업인 컴퓨터 분야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고 GE도 가전사업 중심에서 금융과 에너지로 주력사업을 전환했다. 에너지사업 분야에서 세계 2위인 네덜란드 로열더치셸은 지난 4월 3위 기업인 영국 BG그룹을 인수해 엑손모빌을 제치고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반면 우리나라 주요 기업의 사업재편은 상대적으로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00년 시가총액 50위 비금융 기업 중 2014년에도 50위권 내에 속한 기업은 30개로 절반이 넘는다. 이들 상위 기업 중 업종이 변경된 기업은 삼성SDI, LG, 한화테크윈, 두산, 유수홀딩스 5개뿐이었으며 그나마 3건은 지주회사 전환이기 때문에 큰 변화는 없었던 것이라고 한경연은 설명했다.
한경연 김윤경 부연구위원은 “지난 15년간 우리나라 기업의 시가총액 순위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은 기업과 산업의 활력이 저하됐다는 방증”이라며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의 입법을 통해 M&A가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