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살인사건’의 피해자 조중필의 어머니가 아들의 억울한 한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
8일 법원에 따르면 ‘이태원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지목된 미국인 아더 존 패터슨(36)이 17년 만에 한국 법정에 섰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심규홍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패터슨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이날 청사에서 가장 넓은 대법정에서 진행됐다.
하지만 재판 20분을 앞두고 100자리가 넘는 방청석이 꽉 찼다.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법원 경위도 10명이 넘게 투입됐다.
피해자 조씨의 부모, 패터슨과 사건 현장에 있었던 에드워드 리(36)의 아버지도 법정에 왔다.
리의 아버지는 “패터슨은 지금도 안 했다고 하는 데 나쁜 사람”이라며 “이번 기회에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패터슨은 1997년 서울 이태원의 한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조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시엔 리가 단독 살인범으로 몰렸다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받았다. 패터슨은 흉기소지 등의 혐의로 실형을 받았다가 1998년 사면됐다.
이후 검찰이 실수로 출국금지를 연장하지 하지 않은 틈을 타 1999년 8월 미국으로 도주했다가 지난달 16년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피해자 조씨의 어머니 이복수(73ㆍ사진)씨는 재판 직후 “변호사가 미국 애를 한국 엄마라고 한국 사람이라 우기는 데, 우리 자식이 얼마나 억울하게 죽었는데 어떻게 그런 소리를 하느냐”며 “재판을 공정하게 받아서 꼭 범인이 꼭 밝혀졌으면 좋겠다. 우리 가족과 중필이의 한을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리와 패터슨의 앞선 재판 기록을 참고하되 심리를 원점에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재판은 6개월 내에 끝낼 예정이며, 다음 공판준비기일은 22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