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조작 사태로 거센 비난을 받는 폭스바겐 그룹의 미국 대표가 8일(현지시간) 미국 의회에서 거듭 사죄했다.
마이클 혼 폭스바겐 미국 대표는 이날 하원 에너지상업위원회 산하 감독조사소위의 ‘폭스바겐 청문회’에 출석해 “독일 회사의 동료를 대신하고 또 개인적으로 이번 사태에 대해 진심 어린 사죄를 한다”며 고개를 숙였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혼 대표는 “회사 차원에서 배출가스 조작 소프트웨어 설치 문제를 논의하지 않았을 뿐더러 결정하지도 않았다”며 “나 역시 회사의 공식 발표 며칠 전에야 이 사실을 알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아는 한 이번 사태는 회사 차원의 결정이 아니고 몇몇 개인들의 소행이고 이는 소비자보다는 사익을 우선시하는 아주 잘못된 행위”라고 전했다.
이날 혼 대표는 조작 프로그램 설치에 관여한 기술자 3명의 신원을 공개했고 현재 이들은 직무정지 상태라고 말했다.
크리스 콜린스(공화당) 의원은 “몇몇 소프트웨어 기술자들이 이런 일을 했다고 해명하는 폭스바겐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관련자 3명을 직무 정지시켰다고 하는데 실제 책임자는 그보다 훨씬 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 역시 “이런 엄청난 일은 단독으로 결정하는 기술자들은 없다”고 일축했다.
혼 대표는 미국 내 피해 자동차 수리 등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면 수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최소 지난 2008년부터 주행 중 배기가스 제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게 만드는 소프트웨어를 1100만대 디젤 자동차에 설치했고 이 중 50만여 대가 미국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