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제출한 난징대학살 문건이 9일(현지시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확정됐다. 이에 중국은 환영의 뜻을, 일본은 “극도의 유감”을 나타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The International Advisory Committee)는 지난 4∼6일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제12차 회의를 열어 난징대학살 문건 등재를 확정지었다.
이번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 난징대학살 문건은 일본 군대가 1937년 12월 난징을 점령한 이후 6주간 난징 시민과 무장해제된 중국 군인들을 학살한 사실과 1945년 이후 전쟁 범죄자의 재판 관련 기록물이다. 다만 중국이 함께 신청한 1931년부터 1949년까지 생성된 일본군 위안부 자료는 등재 목록에 포함되지 않았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난징대학살 관련 자료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는 일본을 포함한 각국 국민이 침략전쟁의 잔혹성을 새롭게 인식하는 한편 역사를 되새기고 평화를 소중히 여기며 인류 존엄성을 공동 수호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화 대변인은 이어 “역사적 사실은 부인할 수 없고 역사는 왜곡과 수정을 허용치 않는다”며 “온갖 방법으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저지하려는 일본의 움직임은 또다시 역사를 직시하지 않는 잘못된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본은 난징대학살 문건의 기록유산 등재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가와무라 야스히사 일본 외무성 대변인은 10일 발표한 담화에서 “이 안건은 일·중간에 견해 차이가 있음에도 중국의 일방적 주장에 따라 신청된 것이며, 완전성과 진정성에 문제가 분명히 있다”라면서 “이것이 기록유산으로 등록된 것은 중립적이고 공평해야 할 국제기구로서 문제가 되는 일이기에 극도로 유감스럽다”고 주장했다.
일본은 중국 정부가 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 자료에 난징대학살 당시 30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는 난징군사법정 자료 수치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록 등재에 앞서 중국 측에 등재 신청을 취소할 것을 요구해왔다.
가와무라 대변인은 또 “유네스코의 사업이 정치적으로 이용되지 않도록 제도 개혁을 요구할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일본 우파 일각에서는 난징대학살 자료가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 일본의 유네스코 분담금을 끊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난징대학살 문건이 등재되면서 중국은 이미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본초강목, 황제내경, 전통음악 녹음 기록 등과 함께 총 10건의 세계기록유산을 보유하게 됐다고 중국 공산당 기관매체 인민망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