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분쟁 2라운드] 28일 첫 공방… 롯데가 소송전 쟁점과 전망은

입력 2015-10-13 08:54 수정 2015-10-1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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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분쟁 2라운드] 28일 첫 공방… 롯데가 소송전 쟁점과 전망은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60) 롯데그룹 회장을 상대로 소송 전면전을 선언한 가운데 오는 28일 첫 일전을 앞두고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가처분 심문기일은 이달 28일 오전 10시 30분으로 잡혔다. 손해배상 청구소송 첫 기일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지난 8일 서울중앙지법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이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또 회계장부 등을 열람하고 및 등사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도 함께 냈다.

법조계에서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소송 근거로 내세우고 있는 '경제적 지분' 개념이 생소한 만큼, 법정에서 앞으로 어떻게 논리가 전개될 지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처분 신청의 경우 인용된다면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형사소송을 통해 신동빈 회장을 압박하는 데 효율적인 카드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가운데)과 민유성 SDJ 코퍼레이션 회장(왼쪽), 조문현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myfixer@)(이투데이)
▲기자회견에 참석한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가운데)과 민유성 SDJ 코퍼레이션 회장(왼쪽), 조문현 변호사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 내용을 논의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myfixer@)(이투데이)

■ 신동주, '해임무효소송' 아닌 '손해배상 소송' 선택

신동주 전 부회장측은 신동빈 회장이 지난 7월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부회장직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을 해임하는 과정에서 '법적 하자'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롯데홀딩스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 소집 절차를 생략한 채 해임하려면 재적이사의 감사 및 동의가 필요한데, 신동빈 회장은 신격호 총괄회장이 당시 일본에 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고 해임했다는 것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와 관련한 무효 소송을 이미 일본에서 제기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해임이 무효라는 점을 직접 주장하지 않고, "부당한 해임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라"는 손해배상을 내는 '우회로'를 택했다. 일본롯데홀딩스의 이사회 결의를 무효로 하려면 우리나라가 아닌 일본 상법이 적용될 여지가 있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기업법 전문가인 조우성 변호사(기업분쟁연구소 소장)는 "해임이 무효라는 점을 직접 다툰다 하더라도 다시 이사회가 소집될 경우 해임될 가능성이 있다고 봐서 '부당하게 해임된 것' 자체만을 문제삼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결국 대표 해임 자체를 다툰다고 해도 다시 이사회를 통해 해임시키면 그만이므로, 해임을 번복하라고 청구하기보다는 '과거의 해임이 잘못됐다'는 점을 인정받는 차원에서의 소송을 냈을 것이라는 게 조 변호사의 분석이다.

■ '경제적 지분가치', 법정에서 받아들여질까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이번 소송에서 '경제적 지분가치' 개념을 주장하고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롯데그룹의 정점을 이루고 있는 일본 광윤사 지분을 50%로 보유하고 있다. 다시 광윤사는 롯데홀딩스 지분 28.1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광윤사가 보유한 지분은 종업원지주회(27.8%)와 관계사 5곳(20.1%)이 보유분에 미치지 못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의 '최대주주' 지위가 흔들릴 수 있는 셈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종업원지주회와 관계사 5곳의 지분이 광윤사를 넘어서지만, 종업원지주회 등은 사실상 권리가 제대로 보장된 주주가 아니므로 의결권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지분을 제외하면 광윤사의 경제적 지분가치는 55%에 달한다는 게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다수의 법조인들은 이러한 '경제적 지분가치' 주장이 생소하다는 반응이다. 대형로펌의 한 변호사는 "경제적 지분가치라는 것은 상법상 개념도 아니고, 신동주 측 주장일 뿐"이라며 "용어 자체를 처음 듣는다, 소송에서 어떤 주장이 나올 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 측도 "단순 지분율, 의결권 지분율 등은 들어봤지만 경제적 지분 가치라는 말은 처음 듣는다"며 "개념 자체가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 '중국사업 공개하라' 가처분 신청, 신동빈 압박카드 활용될까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이 가처분 신청을 내는 취지는 롯데그룹 대주주로서 경영감시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중국사업 등에서 신동빈 회장이 회사에 막대한 경영 손실을 입힌 점을 정확한 파악하기 위해서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신동빈 회장의 중국사업 관련 회계장부와 관련서류 일체를 열람하고, 복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점이 강조됐다.

법조계에서는 이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질 경우 신 전 부회장 측이 형사소송을 통해 신 회장 측을 압박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료 공개를 통해 횡령이나 배임 등의 혐의점이 포착될 경우 법리공방을 떠나 소송전 전반에서 신동빈 회장이 끌려다닐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가처분 신청과 관련해 조 변호사는 "결국 신동주 전 부회장으로서는 '이대로 두다가는 롯데 홀딩스에 큰 손해가 발생한다'는 점을 입증해야 한다"며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전횡을 조목 조목 문제 삼으며, 조속히 재무자료를 열람·확인해야 할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이는데, 과연 어느 정도로 입증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경영권분쟁이 일어난 경우 이러한 유형의 가처분은 적지 않다"며 "회사는 일정한 장부를 요건하에 제공해주야 할 의무가 있는 만큼, 그 의무를 어길 경우 감독권행사상 필요한가 여부에 상관없이 가처분이 충분히 인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처분 신청 당사자에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이름도 올라가 있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은 가처분 신청이 기각되더라도 신격호 총괄회장이 참여했다는 명분을 이미 얻은 것으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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