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대형은행 바클레이스가 제스 스테일리(58) 전 JP모건체이스 투자은행(IB) 부문 대표를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지명했다고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스테일리의 CEO 최종 임명은 이르면 2주 안에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바클레이스가 다시 ‘미국인’ 에게 경영권을 일임하는 것은 2012년 리보(Libor·영국 런던 은행간 금리) 조작 파문 이후 사임했던 로버트 다이아몬드 이후 두 번째다.
존 맥팔레인 바클레이스 회장은 지난 7월 실적 부진으로 경질된 안토니 젠킨스의 직무를 겸임하면서 후임 물색에 총력을 기울였다. 소식통에 따르면 맥팔레인 회장은 강화된 유럽의 은행 규제에서 방향성을 잘 잡는 것은 물론 매출 신장과 투자은행(IB) 부문 강화할 수 있는 인물을 선정하는 데 고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스테일리는 지난 34년간 JP모건에 근무하며 자산운용부문 대표와 IB 부문 대표 등을 지낸 ‘베테랑’이다. 그는 한때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CEO의 후계자로도 거론됐으나 2012년 승진 대상에서 제외되자 회사를 나왔다. 이후 헤지펀드 블루마운틴 캐피털 매니지먼트로 옮겨 현재 매니징파트너로 활약하고 있다.
미국 IB의 실적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지만 유럽계 IB는 여전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도이체방크 크레디트스위스 스탠다드차타드 UBS 등 유럽의 주요 대형 은행들은 부진한 실적을 감당하지 못해 감원을 추진 중이거나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맥팔레인 회장 역시 최근 자회사 매각과 비용 삭감 등 구조조정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에 일각에서는 수익성 악화로 회사의 골칫거리로 부상한 IB 사업부를 강화하고자 소매 금융 대표 출신이었던 젠킨스 대신 IB에서 잔뼈가 굵은 스테일리를 새 CEO로 발탁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맥팔레인 회장은 “젠킨스가 위축되는 (IB) 사업부를 감당하는 데 어려워했다”고 말한 바 있다. 맥팔레인은 과감한 구조조정 등으로 향후 3~4년 내로 주가를 두배 가까이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바클레이스 외에도 유럽 은행들이 잇따라 신임 CEO를 영입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는 지난 3월 프루덴셜 CEO 출신 티잔 티엄을 영입했고, 스탠다드차타드도 빌 윈터스를 새 CEO로 맞았다. 도이체방크도 지난 7월 존 크라이언을 공동 CEO로 영입했다. 이들 모두 비용절감과 사업 축소 등 수익성 제고라는 임무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