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난징대학살 자료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가 결정되자 일본 정부가 공개 석상에서 유네스코에 대한 자금 압박에 들어갔다.
13일(현지시간)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정부의 공식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전날 BS후지TV에 출연해 “정부 차원에서 유네스코 분담금의 정지, 삭감을 포함해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중국이 요청한 난징대학살 문건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요청이 받아들여진 이후 일부 극우세력 사이에서 유네스코 분담금을 끊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긴 했지만 일본 정부 당국자가 공개석상에서 유네스코에 대한 자금 삭감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스가 장관은 난징대학살 희생자 수를 둘러싸고 중·일간 견해 차이를 보이는 것에 대해 “사실을 둘러싸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데 일방적으로 중국 측 의향에 근거해 유네스코가 (세계 기록유산으로) 지정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 심사 기준의 투명성과 공평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일본 정부가 유네스코에 자금 압박에 공식적으로 나선 것은 앞으로 군 위안부 기록이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는 것을 사전에 막으려는 포석으로 보고 있다.
일본은 유네스코에 연간 37억 엔(358억 7853만원)에 달하는 분담금을 지불하고 있다. 이는 유네스코 예산의 약 6% 정도에 해당하는 금액이며 지난해 3월 기준으로 유네스코가 발표한 국가 지원금 중 최대 규모다. 미국이 22%로 가장 높지만 2011년 이후 내지 않고 있다.
이번에 등재가 결정된 난징대학살 자료는 일본 군대가 중일전쟁의 와중인 1937년 12월 난징을 점령한 이후 6주간 난징 시민과 무장해제된 중국 군인들을 학살한 사실과 1945년 이후 전쟁범죄자의 재판 관련 기록물을 아우른다.
일본은 중국 정부가 기록유산 등재를 신청한 자료에 난징대학살 당시 30만 명 이상이 희생됐다는 난징군사법정 자료 수치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