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활성화 방안] 곳간 열고 사모시장 확대… 기업수요 충족에 방점

입력 2015-10-14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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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금융투자사업자(IB)의 기업 신용공여를 자기자본의 100%까지 확대한 것은 이들의 질적 성장은 물론 기업 요구의 변화에 부응하려는 조치다.

그동안 국내 증권사의 IB 수익비중은 10% 미만에 머물렀다. 이는 모건스탠리 40.1%, 골드만삭스 69.4%, UBS 46.8% 등 해외 주요 증권사의 IB 수익 비중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증권사가 증권 매매중심에 머무르는 천수답 경영 구조도 여전하다. 국내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기준 증권매매(위탁+자기) 수익비율은 62.2%로 5년 전의 76.9%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증권사의 올해 6월 말 기준 자산은 366조3000억원으로 5년 전보다 83% 성장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자기자본은 43조6000억원으로 16% 성장에 그쳤다. 외형은 커졌지만 차별성 없는 수익구조로 질적인 발전은 지체되고 있는 셈이다.

IB를 위한 별도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을 마련하는 것도 이들의 기업 자금공급을 원활하게 하려는 방편이다. 그동안 만기가 1년을 초과하는 대출은 위험성의 정도와 무관하게 NCR에서 차감했다. 이 때문에 IB들은 여신의 건전성과 무관하게 자본을 유지해야 하는 부담을 안았다.

그러나 개편 이후에는 만기 1년 이내의 신용공여는 건전성 규제부담이 은행 수준으로 완화된다. NCR 위험 가중치는 AAA등급 신용공여의 경우 기존 31.6%에서 1.6로 낮춘다. A등급은 기존 34.0%에서 4%로 하향 조정한다. 금융당국은 향후 IB의 1년 초과 신용공여에 대해서도 점진적으로 건전성 규제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중소기업이 증권사의 기업금융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번 금융투자업 개혁방안이 나온 배경이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은 92%가 은행의 대출에 의존했다. 자본시장 비중은 고작 1%였다. 중소기업 역시 다양한 파이낸싱 수요가 있지만 사실상 자본시장의 진입은 차단돼 있던 셈이다. 금융당국은 중기 IB업무에 특화된 증권사를 지정해 이들의 중기 자금조달을 더욱 활성화할 방침이다.

사모시장의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IB의 질적 변화와 기업의 자금조달 용이를 모두 이끌어 내기 위한 대책이다. 현재 국내 회사채시장에서 공모발행의 비중은 80%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

공모시장은 투명성이 높은 장점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발행비용이 많이 든다. 또 발행실적이 없는 기업은 공모시장에 접근하기 어려운 한계를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중기 업체 대부분은 채권시장보다는 은행의 대출을 이용해왔다.

금융당국은 중기의 편중된 자금조달 경로를 개선하기 위해 자산규모 2조원 미만의 기업은 제한 없이 적격기관투자자(QIB) 대상 사모증권 발행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기존에는 자산총액 5000억원 미만 기업만 이 시장을 이용했지만 총액 한도 기준을 높여 보다 많은 기업이 사모증권 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했다. 또 기존에는 상장법인, 금융회사, 공기업은 사모증권을 발행할 수 없었지만 개편 이후에는 이들 회사도 자산규모가 2조원 미만이면 QIB 시장을 이용할 수 있다.

이외에 △QIB에 저축은행, 저축은행중앙회, 산림조합중앙회, 새마을금고, 신협중앙회 추가 △IB의 비상장주식 매매와 중개 업무 허용도 주요 기업금융 활성화 방안이다.

IB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단기 M&A 대출과 같은 한정적인 부문에서만 신용공여 한도 제외를 인정받았다”며 “대기업은 자체적으로 해결하지만 이런 제약 때문에 중소기업은 M&A에 적극 나서지 못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제한이 없어지면 기업과의 업무를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중소기업과의 M&A 업무협력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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