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에 무슨일이] CIO 거취로 번진 ‘기금본부 독립’ 갈등… 정치권도 가세하나

입력 2015-10-1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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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 “최 이사장 월권행위”야권서는 ‘두둔’… 상반된 입장 보여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논의가 내부 인사 파문으로까지 번지는 등 집안 싸움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국민연금 최광 이사장이 복지부를 배제한 채 기금운용본부장 연임 해임 불가를 통보하면서부터다.

14일 보건복지부 국민연금 등에 따르면 홍 본부장의 임기는 11월 3일 만료된다. 정부 산하기관 상임이사는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에 따라 2년 임기에다 1년을 연장할 수 있게 돼 있다. 하지만 최 이사장은 정진엽 복지부 장관의 반대에도 홍 본부장의 임기 연장을 거부했다. 이에 복지부가 최 이사장을 문책하겠다고 13일 밝히면서 갈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갈등 속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가 자리하고 있다.

현재 정부와 새누리당이 추진하는 국민연금의 방향은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다. 현재의 기금운용본부 체계가 500조원 규모로 불어난 기금을 감당하기에는 버거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특히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2060년으로 예상되는 기금 고갈 시점을 늦추기 위해서는 운용 전문성과 독립성을 키워 수익률을 올려야 하고 이를 위해 기금운용본부를 분리해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용역을 통해 △기금운용본부 공사화 △기금운용위원회 상설기구화 △국민연금심의위원회 격상 등을 핵심으로 하는 사실상의 정부개편안을 발표한 바 있다.

홍 본부장 역시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독립에 찬성하는 쪽이었다. 홍 본부장은 “기금본부가 분리되지 않은 채 공사 체제에 남아 있으면 이사장이 인사나 예산 등에 간섭할 수 있어 우수한 인재를 쓸 수 없고, 이로 인해 해외 투자가 위축돼 기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 이사장은 공사화를 절대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지난 2일 국정감사 당시 최 이사장은 “기금운용본부가 독립된 기금운용공사 역할을 하고 있다”, “공사를 설립하거나 현재 기금운용본부 체계나 전문성에 관해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결국 홍 본부장의 능력과는 별개로 둘 사이의 불편한 관계가 연임 불가로 이어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사태로 인해 갈등 국면은 정치권으로 번질 전망이다. 김재원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최 이사장에게 “정책결정권이 없고 정부 정책을 성실히 집행해야 할 공공기관장이 기금운용본부 독립을 줄기차게 반대하는 월권행위는 엄중히 문책할 것”이라며 경고한 바 있다.

그럼에도 내분이 발생한 것에 대해 여당 복지위 소속 의원은 “여당에서는 이미 최 이사장의 월권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국민연금의 갈등을 빚은 것은 최 이사장인 만큼 복지부와 상의해 스스로 사태를 빨리 매듭지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최 이사장 의견에 동의하는 의원도 있어 앞으로 갈등은 정치권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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