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 활성화 방안] 차이니스월 흔들리나…업계·투자자 ‘쓴소리’

금융당국이 기업금융(IB) 활성화를 위해 정보교류차단장치(차이니스월·Chinese wall)를 일부 완화하자 증권업계와 투자자들의 목소리가 엇갈린다.

14일 금융위원회가 발표한 ‘금융투자업자의 기업금융 기능 강화 등 경쟁력 강화방안 추진’에는 차이니스월의 단계적 정비 방안도 포함됐다.

△기업금융부서에 전자단기사채 매매·중개 등 허용 △기업금융부서에서 취득한 코넥스 또는 비상장법인 주식의 처분업무 자체 처분 허용 △모든 증권사에 전문 투자형 사모펀드 운용 허용 △차입 공매도 주문 수탁 허용 등이다.

특히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운용자 등록을 허용한 것과 관련해 업계는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는 반면 투자자들은 불안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금융위는 기존에 부정한 정보교류를 차단하고자 M&A 증권사에 대해서만 사모펀드 운용을 허용해 왔다. 이번 대책에서도 모든 증권사가 사모펀드를 운용할 수 있게 하는 대신 기존 일임이나 신탁이 주로 투자하는 증권 등 금융자산이 아닌 부동산펀드와 특별자산펀드로만 사모펀드를 운용하도록 규제완화 부분을 한정했다. 단순 포트폴리오 투자목적의 롱숏펀드에는 정보교류차단 방침을 유지했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일임, 신탁, 사모펀드 등 각각에서 발생하는 자산의 운용 내역은 매우 핵심적인 정보”라며 “비슷한 포트폴리오인 상황에서 서로 차단 없이 ‘나쁘게’ 이용될 경우 몇몇 관계자들의 계산으로 한쪽 펀드를 위해 다른 쪽이 희생해주는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그간 정보교류를 엄격하게 금지해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관계자는 “증권사 신탁 라이센스 상 실질적으로 전업주가 따로 있는 부동산신탁 부분은 영업을 못하게 돼 있는 상황에서 진출을 허용하게 된다면 차후에는 부동산신탁 전업 부문에서도 금전신탁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 증권사 관계자는 “전단채 매매나 코넥스·비상장주식 매도 부분에서는 진전이 있었다고 보지만 특별자산부문에만 투자가 허용된 것은 차이니스월 완화라고 보기에는 다소 실망스러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전문투자자 김규상(45세, 가명)씨는 “펀드 운용과 관련한 사고가 많은 상황에서 금융회사의 편의 도모를 위해 점차적으로 이런 규제마저 완화되는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