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자금세탁 연루 의혹…FBI·사법당국 공조 수사

입력 2015-10-14 16:26 수정 2015-10-14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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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은행 골드만삭스가 말레이시아 국부펀드 ‘원 말레이시아 개발(1MDB)’의 자금 세탁 비리 의혹 사건에 휘말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4일(현지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미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가 1MDB의 자금 세탁 및 부패 의혹과 관련한 거래에서 골드만삭스가 수행한 역할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골드만삭스는 해당 펀드의 자문으로서 수년에 걸쳐 거액의 수익을 챙겨왔는데,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까지 연루되는 등 1MDB의 비리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면서 자문사인 골드만삭스에까지 수사 범위가 넓혀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는 정보 수집 단계로 골드만삭스가 부정 행위를 저질렀다는 증거는 없다. FBI 대변인은 “이 문제가 1MDB 의혹에 대한 수사의 초점이 될 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1MDB는 2009년 나집 총리가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설립한 국부펀드로 현재 110억 달러(약 13조원) 이상의 채무 상환이 어렵게 됐다. 이 원인이 나집 총리의 비자금 조성에 관여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의 광범위한 수사 대상에 올랐다.

말레이시아 사법당국에 따르면 2013년 총선을 앞두고 1MDB와 관련된 중동 국부펀드의 스위스 은행 계좌와 기관, 1MDB 관련 기업 등을 통해 나집 총리 개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여러 계좌에 26억 링깃(약 7300여억 원)이 입금됐다.

말레이시아 반부패위원회는 지난 8월 초 이 자금이 중동에서 들어온 기부금으로 1MDB와는 무관하다고 발표했지만 출처와 사용처가 밝혀지지 않았고, 거액의 자금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국제적으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 말레이시아, 스위스, 리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수사에 관여하고 있는 나라만 5개국에 달한다.

1MDB가 자금난 해결에 부심하는 가운데 1MDB를 수년간 지원해온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국제석유투자회사(IPIC)는 14억 달러의 행방을 추적하고 있다. 1MDB는 IPIC에 갚아야할 14억 달러를 IPIC에 지불했다고 밝혔지만 IPIC는 받지 않았다는 등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지난 2012년 1MDB가 해외 발전소 인수 자금 조달을 위해 발행한 35억 달러의 채권에 대해 IPIC가 보증을 섰다. IPIC는 발전소 지분 49% 매입 선택권과 채권에 대한 담보를 받기로 돼 있었다. 그러나 나중에 확인한 결과, 1MDB의 재무제표 상에는 1MDB가 14억 달러의 담보금을 지불한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IPIC의 재무제표에는 14억 달러 인수와 관련해 전혀 기재된 것이 없었다. UAE는 1MDB와의 관계를 끊고, 1MDB에 자금을 지원했던 펀드를 재편하기로 했다.

앞서 스위스 사법당국은 1MDB가 자금 세탁 비리에 연루된 사실을 확인하고, 1MDB에 대한 수사의 일환으로 수천만 달러 상당의 자금을 동결했다.

WSJ는 골드만삭스가 1MDB의 비리에 연루된 것과 관련, 성장을 모색하다가 개척한 신흥국 시장 진출의 길이지만 때로는 위험천만한 경우도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전했다.

한편 나집 총리 계좌로의 송금 중 2회는 스위스 은행의 싱가포르 지점을 통해, 웰스파고를 통해 이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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