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는 아름다운 형상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는 등 자연과 예술을 통해 미를 추구해 왔다. 이와 같은 아름다움의 근원을 독일 수학자이자 물리학자인 헤르만 바일은 ‘대칭’이라는 개념에서 찾았는데, ‘대칭은 비율의 조화’라는 어렴풋한 생각에서 출발하여 모든 대칭 구조들 아래에는 일반적인 수학 개념이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저서『대칭』을 통해 밝혀냈다.
이미 10개 국어 이상으로 번역된 세계적인 도서 『대칭』은 최근 은명출판사를 통해 번역서로 출간되었다.
헤르만 바일은 아인슈타인의 영향으로 수리 물리학에 크게 매혹되어 일반 상대성 이론과 전자기학의 주요 법칙들을 수학적으로 연구하고 이후 에르빈 슈뢰딩거와 교류하며 양자 역학에도 심대한 공헌을 한 수리 물리학자다. 그는 이 책을 통해 대칭이라는 개념을 ‘그룹 이론(군론)’이라는 수학적 법칙으로 탁월하게 정리해냈다.
대칭은 인류가 질서, 아름다움, 그리고 완벽함을 창조하기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이해하려고 노력해 온 개념이다. 인간은 좌우를 바꿔도 외형상 그대로이고 육각형의 눈송이는 60도 회전시켜도 원래와 똑같다. 헤르만 바일은 책에서 아름다움의 근원이 대칭에 있다며 대칭의 원리가 예술, 자연, 생명체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되고 있음을 소개한다.
특히 좌우대칭되는 예술적, 자연적 형상에서부터 그 단서를 추출해내고 더 나아가 단계적으로 대칭이란 개념을 수학적으로 분석해낸다. 기하학적인 대칭 개념을 좌우 대칭, 이동 대칭, 회전 대칭, 그리고 미학적인 결정학상의 대칭 구조로까지 높여가고, 최종적으로 이러한 모든 대칭 구조들의 바탕에 자리잡고 있는 일반적 수학 개념을 도출한 것이다. 헤르만 바일의 놀라운 혜안 덕분에 독자들은 대칭성 아래에 수학이라는 언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수학자가 저술한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풍부한 삽화를 통해 대칭의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대칭이란 개념을 철학적, 수학적인 방식으로 단계적으로 증명하기 때문에 수학적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들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오묘하고 아름다운 수학의 세계로 빠져들게 된다.
『대칭』을 읽는 독자들은 이처럼 아름다운 수학적 비밀을 이제서야 알게 된 것에 대해 조금은 아쉬움을 느끼게 될지도 모른다. 이 책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수학이란 언어를 통해 아름다움의 근원에 대해 깊이 탐색해보는 의미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