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소속 일선 학교 보건교사들이 ‘JYP 박진영씨의 교복 광고에 대한 사회적 견제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들은 “문제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문제로 삼으려 한다”며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이들 보건교사는 “미디어와 대중문화의 과도한 영향력 때문에, (여자) 청소년들이 동경하는 걸그룹의 비정상적인 몸매가 이제는 (여자) 청소년들이 선망하는 몸매가 돼버렸다”라며 개탄했다. 이들이 단합된 목소리를 내게 된 이유는 학교 인근에 부착된 교복 광고 포스터가 성(性)의 상품화를 부추기고, 미(美)에 대한 잘못된 기준을 제시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학생들은 몸매를 드러나게 하려고 교복을 수선하고, 과도한 다이어트로 몸무게를 줄이고 있다. 이런 현상으로 인해 한창 성장할 청소년들이 영향 불균형 때문에 생리통, 소화불량, 골다공증 같은 크고 작은 질병을 갖고 있고, 그 수가 매년 늘어난다는 것이다. 또한, 학생을 상대로 벌이는 과도한 마케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며 박진영을 상대로 문제를 제기하게 된 것이다.
매스미디어 시대에 비주얼은 무시할 수 없다. 음악방송에서 가수들이 관능적인 노래를 부르고 현란한 댄스와 퍼포먼스를 펼치는 것은 일상다반사다. 그런데도 교사들은 그런 학생들을 지켜보면서 이렇게라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입을 모은다.
교사들은 “한창 자라는 성장기 아이들이 교복 치마를 왜 셰딩 스커트로 깎아 입고, 교복 재킷을 코르셋처럼 조여 입어야 하느냐”며 “셰딩 스커트나 코르셋은 모두 여성 신체의 성적 매력을 두드러지게 하는 옷으로 포스터 속의 교복 모델들이 마치 교복 페티시 주점이나 룸살롱 종업원들처럼 보인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더불어 포스터 문구도 지적했다. ‘숨 막히게 빛난다’, ‘재킷으로 조여라, 코르셋 재킷’, ‘조각처럼 눈부시다’, ‘스커트로 깎아라! 쉐딩 스커트’ 등 자극적인 카피 문구도 지나치게 선정적이라는 것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JYP엔터테인먼트와 교복업체 스쿨룩스는 수습에 나섰다. 스쿨룩스는 문제가 된 광고에 대해 해명하고, 배포된 광고 인쇄물을 전량 회수하겠다고 약속했다. JYP 엔터테인먼트도 대중의 우려에 인식을 함께하고, 향후 소속사 연예인들의 광고 참여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겠다며 사과했다.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일단 JYP 엔터테인먼트와 스쿨룩스가 사과하면서 일단락된 상태다.
물론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의도치 않게 오해를 받은 업체 측도 억울한 부분이 있다. JYP 엔터테인먼트도 단지 트와이스 홍보를 겸한 교복 광고 포스터가 예상과 다른 반응을 보이면서 비난받는 것이 당혹스러웠을 것이다.
치열한 경쟁 구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교복 업체의 마케팅과 아이돌을 키우는 기획사의 행동 하나하나는 청소년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번 논란은 상업주의가 판치는 세상이라고 해도 이를 가벼이 여겨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남긴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