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시장을 휘젓고 다니면서 여성 영세 상인만 골라 상습적으로 괴롭힌 '동네조폭'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전통시장에서 상인을 상대로 수십 차례 난동을 피운 혐의(업무방해 등)로 이모(54)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올해 6∼10월 영등포의 한 전통시장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에게 20여 차례 욕설과 폭행, 협박을 일삼으며 영업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씨는 여성이 운영하는 상점만 골라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성 상인들은 이씨의 고약한 행동으로 고통을 받았지만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하지 못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술에 취해 음식을 구입한 뒤 돈을 내지 않거나, 음식물에 침을 뱉고, 소주병을 깨 욕설을 하며 상인이나 손님을 위협하는 등 패악을 부린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들이 선뜻 협조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이씨의 괴롭힘이 심해지면서 피해자들은 경찰의 설득을 받아들여 용기를 냈다.
경찰은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은 이씨를 검거하기 위해 시장 일대의 여인숙을 찾아다니며 잠복 수사를 한 끝에 체포에 성공했다.
이씨는 목격자가 확실한 일부 범행은 인정했지만 나머지는 부인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올해 동네조폭 80명을 검거해 그 중 23명을 구속했다"며 "앞으로도 서민들에게 폭력을 일삼는 동네조폭을 계속 단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