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2R 창과 방패]두산, 100년 이어온 유통 DNA…침체된 동대문 상권 부활 이끈다

입력 2015-10-19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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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영업이익 5000억 목표 자신…수익 10% 사회환원일자리 창출도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윌라드 호텔에서 대한상의와 전미제조업협회(NAM) 공동주관으로 열린 ‘한미첨단산업 파트너십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윌라드 호텔에서 대한상의와 전미제조업협회(NAM) 공동주관으로 열린 ‘한미첨단산업 파트너십 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무슨 말이냐. 10% 수준으로 올려라.”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면세점 수익 가운데 1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던진 말이다. 서울 시내면세점 공방전에 새로운 ‘상생 카드’를 제시한 것이다. 박 회장은 동현수 ㈜두산 사장이 면세점 사업계획서 작성 시 이익 대비 사회환원 비율을 5%로 보고하자, 최대한 수준까지 올리라고 지시했다. 면세점 사업을 통해 중소기업·소상공인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진정한 상생 모델을 만들겠다는 강한 의중이 담겼다.

두산의 역사는 지난 1896년 문을 연 한국 최초의 근대적 상점 박승직 상점에서 시작됐다. 100년 넘게 주류·의류 등에서 유통 DNA를 이어오고 있다고 자부한다. 신개념 패션몰 두타를 운영하고 있는 만큼 면세점 사업 유치에 전 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대문 상권 부활 이끌다 = 두산은 만약 이번에 면세점 영업 특허를 따면 서울 중구 장춘단로 두타(두산타워) 빌딩 내 약 9개층에 1만7000㎡(4200평) 규모의 시내 면세점을 차릴 계획이다.

무엇보다 두산은 본사가 있는 동대문 지역 상권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면세점 사업을 추진하는 계기가 됐다. 동 사장은 “두타 면세점의 기본 철학은 동대문 상권의 활성화”라며 “한때 동대문 상권이 18조원에서 20조원 정도를 기록했지만, 최근 12조원 정도로 상권이 처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동대문에 한 해 외국인 관광객이 710만명이 오는데, 명동의 850만명과 큰 차이가 없다”면서도 “명동에선 외국인들이 10조원을 쓰는 데 비해 동대문에서는 2조원 정도만 지출한다”며 현실을 평가했다.

그는 “따라서 동대문에도 꼭 면세점이 있어야 하고, 동대문 면세점이 현실이 되면 2020년까지 연간 약 25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추가로 유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 지역 외국인 소비 지출(지난해 기준 1인당 30만원)이 현재의 2배(60만원)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위해 두산은 △유커 유치 및 쇼핑 명소화 △동대문 의류산업 부흥 △국산품 판로 확보 등 3가지 트랙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샤넬·루이뷔통·에르메스 등 세계적 명품을 포함한 460여개 브랜드로부터 입점 의향서(LOI)도 받았다. 실제 입점 예정 브랜드 수(370여개)보다 25%나 많은 브랜드를 이미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해외 명품 브랜드뿐 아니라, 상생 차원에서 한국 제품을 중국인 관광객 등에게 소개하는 창구 역할을 맡겠다는 것도 두산 면세점의 주요 차별화 전략이다.

이에 두산은 개장 시점부터 전체 매장의 무려 40%를 국산 제품으로 채우고, 이 비율을 5년 뒤에는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동 사장은 “현재 여타 시내·공항 면세점의 국산 비중은 평균 20%에도 미치지 못하는 점과 비교하면 파격적 매장 구성”이라며 “이 국산 매장의 상당 부분을 동대문을 비롯한 국내 중소·중견 브랜드에 할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16년 동안 두타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160여명의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했듯이, 면세점 이익을 독식하지 않고 중소·중견기업 또는 소상공인들과 함께 나누겠다”고 말했다.

▲동현수 두산 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두산타워에서 열린 두산 면세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동현수 두산 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두산타워에서 열린 두산 면세점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두산면세점, 5년간 영업익 5000억 목표 = 두산은 면세 사업자로 선정될 경우 5년 동안 5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자신했다. 이번 입찰에서 사업권을 따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될 때까지 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동 사장은 “내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한다고 했을 때 첫해 매출은 5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2년차 때는 1조원을 기대하고 있다”며 “영업이익은 첫 해 못 낼 수도 있지만 일정 금액을 투입해서라도 환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 사장이 밝힌 환원 프로그램은 면세점 사업에서 발생하는 영업이익의 최소 10%를 순수한 기부금으로만 사회에 환원하는 프로젝트다.

두산은 면세점 유치 이후 인적 구성안도 공개했다. 기존 면세점 업체에서 일하는 이를 적극적으로 흡수해 같이 일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과 면세점 직원을 모두 정규직화하는 방안이다. 동대문 주변의 소외계층 10%를 특별히 채용하고, 30세 미만 청년 취업을 돕기 위해 청년 고용비율을 46%까지 배정한다는 계획이다.

두산은 또 대형 쇼핑몰과 연계한 ‘K스타일 타운’을 조성하고, DDP 및 전통시장과 연계한 야시장 프로그램, 심야면세점 운영을 큰 축으로 인근 상권 및 중국 여행사들과 손잡고 다양한 관광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평화시장과 연계한 공방체험과 같은 체험 프로그램도 활성화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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