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PF대출, 증권사 발목 잡나

입력 2015-10-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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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경기 호조로 증권사 우발채무 급증...자금+신용공여 함께 제공하는 유동화 거래 비중 높아

주택경기 훈풍으로 증권사들의 부동산PF(프로젝트 파이낸싱) 유동화 거래가 증가하면서 증권업계의 잠재적인 위기요인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일 한국기업평가(한기평) 보고서에 따르면 주택사업이 증가하면서 증권사의 부동산PF 유동화 거래 건수와 규모가 모두 증가했다.

2011부터 2012년까지 1년 동안 거래된 부동산PF 유동화 거래 규모는 3조2808억원이었지만 지난해부터 올해 7월까지 거래된 규모는 7조8956억원으로 71% 확대됐다.

특히 유동성 지원과 신용공여(대출+보증과 유사)를 함께 제공하는 신용공여형 유동화거래 비중이 급증하면서 부동산경기 악화 시 증권사의 타격이 클 것이란 주장이다. 신용공여를 함께 제공하는 것은 증권사가 PF자체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즉 증권사 부외 익스포저(우발채무)에 대한 리스크 역시 높아질 수 있다.

지난 2010년 8월부터 올 7월까지 1년 주기로 한기평이 분석한 결과 신용공여가 제공되는 유동성 지원 건수는 2011년~2012년 0.96%(150억원)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65.51%(5조1728억원)로 증가했다.

이는 주택경기 호조로 사업이 증가한데다 건설업계의 신용도가 2013년도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해 건설사가 직접 신용 보강한 유동화 거래의 선호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한기평이 30개 건설사를 대상으로 건설사 평균 신용 등급을 조사한 결과 2012년 말 14.2점를 넘던 등급은 지난해 9월말 기준 13.4점보다도 아래로 낮아졌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주택경기 호조로 사업이 많아지자 직접대출 기능이 없는 증권사들이 SPC(유동화 전문회사)를 설립해 신용공여 형태로 적극적으로 부동산 PF대출 사업에 나선 것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주택경기가 좋아지면서 사업은 많아졌는데 은행들이 보수적인 경영을 하면서 참여가 까다로워지자 증권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선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이 같은 광폭행보로 인해 실제로 부외 익스포저(우발채무)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증권사 채무보증 규모는 지난 2010년 4조1767억원이었지만 2014년 12월 기준 19조8906억원에 달했다. 신용공여형 우발채무 역시 2010년 974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말 3조538억원까지 증가했다. 기타 우발채무 대부분이 신용공여형 신용보강으로 분류ㆍ집계되는 되는 점으로 미뤄보아 총 12조원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산된다고 한기평은 분석했다.

특히 주택경기 호조로 증권사의 우발채무가 단기에 걸쳐 증가했기 때문에 주택경기가 하락할 시 우발채무가 커질 가능성은 더 높다고 바라봤다. PF자금 조달 수요는 지금과 같은 경기가 호황일 때 발생했지만 PF대출의 상환은 결국 부동산개발이 완료돼서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완료까지 2~3년, 길게는 4~5년의 기간이 걸리기 때문에 주택경기가 호조세를 유지하지 못할 경우 ‘부실뇌관’으로 떠오를 수 있다.

황보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현재의 주택경기는 정부의 부양책 등으로 단기적인 호황에 그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며 “PF대출은 2~3년 후에 상환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진짜 리스크가 될지 아니면 성공할지에 대해서는 지금 경기만 보고 참여하는 것은 위험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기에 걸친 증권사 우발채무 급증은 회수되지 못한 PF대출 만기가 일시에 도래할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는 측면에서도 위험요소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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