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누수가 아토피 피부염 악화 부추긴다

입력 2015-10-19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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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수나 누수와 같은 물 피해가 아토피 피부염 증상을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특히 물 피해 대표 현상인 곰팡이, 얼룩 등이 맨눈으로 확인되지 않더라도 천장이나 벽, 창문 틈이나 사이, 뒤편에선 이미 진행 중인 경우가 많아 하루빨리 원인을 찾아 보수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이같은 결과는 삼성서울병원 아토피환경보건센터 안강모·김지현 교수(소아청소년과), 한영신 박사, 고려대학교 소아청소년과 정지태 교수, 천식환경보건센터 서성철 박사, 중앙대학교 피부과 김범준 교수 등 다기관 연구팀 공동연구에 의해 밝혀졌다.

그동안 물 피해가 천식과 같은 호흡기 계통 질환을 유발 및 악화시킨다는 연구결과는 있었지만 아토피 피부염과의 상관관계를 과학적 접근을 통해 밝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연구는 아토피 진단을 받은 아이 52명의 가정을 연구팀이 지난 2012년 2월부터 7월 사이 방문 조사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또한 그동안 써왔던 설문조사나 육안관찰 등의 방식 대신 적외선 카메라를 동원, 곰팡이 등 눈에 띄는 징후가 없더라도 주변 온도보다 5℃ 가량 낮은 곳을 물 피해 지점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 참여한 아이들의 평균연령은 4세로 대부분 수도권(50명, 96.2%)에 거주하고 있었다.

이들의 거주형태는 아파트가 가장 많았고(44명, 84.6%), 연립주택(5명, 9.6%), 단독주택(2명, 3.8%) 등으로 나타났으며, 건축연한은 11.4년으로 파악됐다.

이들 가정 52곳을 찾아 연구팀이 적외선 카메라로 측정한 결과 31곳(59.6%)이 물 피해를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피해 가구 중 19곳에서만 물 얼룩이나 곰팡이 등이 확인돼 아무런 징후가 없다 하더라도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은 꼭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줬다.

특히 물 피해가 확인된 집 31곳 중 23곳은 아이들 방에서만 5곳은 아이들 방과 거실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물 피해가 확인된 집안환경에서 아토피 피부염에 악영향을 끼치는 곰팡이 균은 그렇지 않은 집보다 최대 5배 가량 많았다.

공기 중 떠다니는 곰팡이 균의 수를 측정한 결과 물 피해 가정은 324.8 CFU/㎥으로 집계된 반면 일반 가정은 68.5 CFU/㎥로 큰 차이를 보였다.

적극적 치료에도 별다른 차도가 없는 경우 이러한 사례에 해당되지 않는지 의심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아토피 피부염 정도를 나타내는 SCORAD 점수를 살펴본 결과 물 피해 가정 아이들의 평균값이 훨씬 더 높았다.

물 피해가 있다고 판정된 곳에서 생활한 아이들의 SCORD 점수는 26.4점으로 평가됐지만, 그렇지 않은 가정 아이들은 19.8점으로 분류됐다.

음식 알레르기 등 다른 요인들로 인해 아토피 피부염 중증도의 통계적 차이가 없었던 만큼 물 피해 여부가 두 그룹을 가르는 결정적 요소였다.

여기에 분석 결과 물 피해 가정 아이들의 경우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이 1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아이를 둔 가정이라면 겉으로 드러난 위험요소, 즉 곰팡이 등이 보이지 않더라도 물 피해가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 빠른 시일 내 수리 및 보수 공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안강모·김지현 교수팀은 “누수와 같은 물 피해는 주로 창문 주변이나 천장 등에서 발견됐다”면서 “아토피 피부염 증상 악화를 예방하는 건강한 생활환경을 조성을 위해 철저한 점검과 주의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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