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글로벌 구리시장을 왜곡시킨다?…투자자 몰리는데 가격은 오히려 하락

입력 2015-10-1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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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구리 거래 규모(왼쪽)와 글로벌 구리 거래 규모(오른쪽). 출처=WSJ.
▲하루 구리 거래 규모(왼쪽)와 글로벌 구리 거래 규모(오른쪽). 출처=WSJ.

중국이 세계 구리시장에 왜곡을 초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당국의 주식거래제한 조치가 내려진 후 투자자들이 구리 시장으로 몰리고 있지만 구리 선물 가격은 여전히 떨어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주식거래를 제한한 7월 초 이후 주가지수 선물 거래량은 97% 감소해 하루 6만5000건 정도가 됐다. 반면 중국의 구리 선물 거래량은 2배 가까이 증가해 하루 약 71만건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구리거래가 늘어난 건 주가지수 선물 거래가 어려워지고 중국 경제 둔화가 심해지자 투자자들이 구리 시장에서 투자의 묘미를 찾으려하기 때문에 일어난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최근 구리시장에서는 중국인 투자자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이들은 현물 금속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구리, 아연, 니켈을 대량으로 구입해 국제 금속가격을 올리고 있다.

상하이, 런던, 뉴욕의 선물을 추적하고 있는 맥쿼리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들어 지금까지 세계 구리선물 트레이더가 거래한 규모는 6억3700만t에 달했다. 이 시기로는 사상 최대로 2014년에 기록한 연중 사상 최고치인 7억3700만t을 웃돌 기세다. 상하이거래소는 그 중 47%를 차지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 구리선물 시장에서의 공매도로 시세가 크게 왜곡돼 더이상 제대로된 구리 수급이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구리 가격은 중국 주식시장이 한창 폭락하던 8월말 경 6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는데, 상품 거래로 전환하는 중국인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9월에 또다시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 지난 16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상품 거래 부문에서 구리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2.4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올 들어 15% 하락했다. 중국의 경기 둔화가 확실시되면서 구리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보고 투자자들이 비싼 값에 팔수 있는 매도 포지션을 취한 영향이다.

자산운용사인 콜롬비아 스레드니들 인베스트먼트의 데이비드 도노라는 “중국에서 주식거래가 처음으로 제한됐을 때 우리는 중국 투자자들의 엄청난 구리 투매를 목격했다”며 “그것은 위험을 내던지는 배출구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구리가격 하락세가 오래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구리 광산의 공급이 최근 수요에 못미치는 데다 구리 재고도 위험할 정도로 낮은 수준에 있기 때문이다. WSJ에 따르면 3대 주요 거래소의 재고는 현재 세계 수요의 불과 1주일분에도 못미친다.

씨티그룹의 데이비드 윌슨 금속 애널리스트는 “우리는 세계 구리 생산면에서의 성장 둔화와 구리 시세 사이에 명확한 괴리가 있다고 보고 있다”며 “구리 값은 내년말까지 파운드당 3.0391달러로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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