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에 유화 제스처?…재무부 환율보고서, 위안화 비판 수위 낮춰

입력 2015-10-20 09:29 수정 2015-10-20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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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통화 정책에 대한 비판 강도 한층 낮아져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가 반기 환율보고서에서 중국의 환율 정책에 대한 비판 강도를 낮추는 등 종전과 다른 평가를 내놓으면서 중국에 유화 제스처를 보내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19일(현지시간) 공개한 하반기 ‘국제경제와 환율정책에 대한 의회 보고서’에서 주요 무역 상대국 중 환율 조작국으로 공인된 나라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이번 보고서에서 시선을 끈 대목은 종전보다 한층 부드러워진 중국 환율 정책에 대한 평가다.

이날 보고서는 중국 위안화에 대해 “중기적으로 적절한 밸류에이션을 여전히 밑돌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지난 4월 보고서와 확연한 표현의 차이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설명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환율 시장에 지나치게 개입, 인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낮췄다는 의미가 함축됐던 종전의 “상당히 과소평가”라는 문구 삭제가 삭제됐기 때문이다. 그간 미국 정부는 중국 측에 위안화 가치가 너무 낮게 평가됐다며 가치절상을 요구해왔다.

그러나 미국 정부의 요청과 달리 중국은 지난 8월 세 차례에 걸쳐 위안화 평가절하에 나섰다. 수출 경쟁력을 확보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7%)를 수성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였으나 중국의 갑작스런 평가절하에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이와 관련해 당시 미국 의회와 월가에서도 중국이 수출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택한 공격적인 통화정책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그럼에도 미국의 비판 수위가 낮아져 오히려 의외라는 평가다. 일각에서는 지난 5월 “위안화는 더이상 과소평가돼 있지 않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견해와 보조를 맞춘 것 아니냐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다만 재무부는 단기적으로는 세계 경제 불확실성과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위안화의 가치를 평가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진단하면서 장기적으로 위안화 상승을 부추기는 요인은 여전히 존재한다고 지적하고,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용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보고서는 “재무부는 중국의 다음 조치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면서 “또한 중국의 새 환율 정책을 모니터하고 이 정책이 위안화가 시장의 흐름에 맞게 움직이는지를 주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 재무부의 보고서에 대해 에스와르 프라사드 미국 코넬대 교수는 “위안화 가치하락과 중국과 미국의 양자 무역적자 확대로 중국 통화정책에 대한 의회의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미국 정부는 중국의 환율 정책이 유동성을 높인 것을 감안해 비판의 강도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마크인베스트먼트의 악셀 마크 사장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 재무부가 불만을 표현할 대상이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는 사람들이 과거 환율조작이라고 부르던 것보다 훨씬 앞서 가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재무부는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계속 외환시장에 개입하고 있지만, 개입의 양상에 대해서는 “대략 균형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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