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2R 창과 방패] 형지, 면세점 운영 경험 전무 최대약점… 인지도도 약해

입력 2015-10-20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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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고 떠안을 막대한 자본 확보도 부담

패션그룹 형지가 부산 시내 면세점에 도전하는 가운데, 극복해야 할 약점이 두드러진다.

패션그룹 형지 측은 최근 “하단 지역 면세점 추진을 통해 서부산 발전을 이끌어 부산 지역 균형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며 “중견기업의 면세점 사업 진출에 신호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해운대 신세계 파라다이스 면세점이 오는 12월 15일 지난 5년간의 특허권이 만료됨에 따라, 형지는 부산 시내 면세점 사업권 입찰에 도전한다.

부산에서 토양을 닦아 성장해온 형지는 이 같은 지역적 기반에도 불구하고, 사업권 획득에 적은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면세점 사업은 막대한 물류 자본이 투자돼야 하는 등 규모의 경제를 띈다. 이에 신세계와 경쟁해야 하는 형지는 상대적으로 덩치 싸움에서 불리하다는 분석이다.

패션그룹형지는 내년 5월 준공 예정인 부산시 사하구 하단동의 신규 쇼핑몰을 면세점 사업지로 정하고 입찰에 참가했다. 반면 경쟁사인 신세계는 기존 파라다이스 호텔에 위치한 면세점을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 내 B부지로 확장 이전하는 방안을 내세웠다. 센텀시티는 세계 최대 규모의 백화점으로 기네스에 등재되어있는 데 반해, 하단은 상대적으로 발전이 더딘 지역이다.

무엇보다 기존 사업자인 신세계와 달리, 최대 약점으로는 면세점 운영 경험이 전무하다는 사실이 지적된다. 면세점 사업은 백화점이나 마트 등 일반적인 유통업과 비교해 영업 전반에 관세청의 관리 감독을 받는 등 특성이 다르다. 이에 형지그룹은 크로커다일 레이디, 샤트렌 등 국내 의류 브랜드를 중심으로 내수 시장을 확장하는 등 입지전적인 성과를 지녔지만, 기존 사업자인 신세계에 비해 인프라 구축이 덜 하다는 사실이 약점으로 부각된다. 특히 해외 명품 위주의 고객 호응을 얻는 면세점 시장에서 인지도가 약한 형지그룹은 브랜드 유치에 비교적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아울러, 면세점 사업은 먼저 돈을 주고 사서 팔 물건을 매장에 진열해야 하는, 즉 완전 사입의 형태로 운영되는 점으로 인해 막대한 자본이 확보되어야 한다. 때문에 운영 업체 스스로 재고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뿐만 아니라, 면세 사업은 환율, 질병(메르스) 등 이른바 외부 효과에 영향을 크게 받는다. 매출의 변동이 큰 만큼, 이를 버틸 수 있는 기업 내실이 상당하게 요구된다. 이로 인해 형지의 자본 역량 역시 면세점 사업권 획득 요건에 적잖은 판단 기준이 된다.

형지는 “하단의 면세점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부산 균형 발전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며 “면세점 특성상 요구되는 통관, 보세운송 및 물류 등 전반적 시스템은 국내 최고의 전문업체와 협력을 통해 관리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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