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하락과 정제마진 하락을 직면한 정유회사들이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제대로 바닥을 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3분기 실적을 발표한 S-Oil은 시장 추정치(컨센서스)를 크게 밑도는 영업이익을 내놨다.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 등 나머지 회사들의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일 S-Oil은 올해 3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9.1% 줄어든 4조4266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124억원으로 시장 추정치(컨센서스) 786억원을 크게 밑돌았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3.9%, 영업이익은 98% 하락했다.
S-Oil은 유가급락으로 말미암은 판매단가 하락과 정기보수 비용 등으로 쓴맛을 봤다. 그나마 윤활유 및 석유화학 부문의 선전으로 흑자 기조는 유지할 수 있었다.
이응주 신한증권 연구원은 “유가하락의 영향으로 평균 판매 단가는 지난 분기 대비 9.9% 하락했고, 정기보수로 판매 물량도 4.5%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하락으로 재고평가손실 1050억원이 발생했고, 정기보수에 따른 기회비용 발생 등으로 정유부문이 171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초만 해도 평균 7달러 중반대를 유지했던 정제마진은 지난 7월 5달러 중반대로 폭락했다. 9월 들어 다시 7달러 후반대를 회복했지만 이미 손실의 폭이 크다.
국제 유가도 2분기 대비 큰 폭으로 하락해 국내 수입 비중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두바이유의 3분기 평균 가격은 47.85달러까지 떨어졌다. 지난 분기보다 22% 하락한 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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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실적 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의 3분기 전망도 그리 밝지 못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오는 23일 실적을 발표하는 SK이노베이션의 영업이익은 전분기(9879억원) 보다 큰 폭으로 줄어든 1634억원, GS칼텍스도 전분기(6758억원) 실적을 크게 밑도는 11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증권가에서는 실제 영업이익이 이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지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은 3분기 평균 유가가 전분기 대비 배럴당 10달러 하락하면서 약 2000억원의 재고평가손실이 반영될 것”이라며 “영업이익은 520억원으로 시장 컨센서스 대비 크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4분기에는 난방유 수요 증가에 따라 경유마진이 회복되면서 정제마진이 상승할 요인이 있지만, 원유 공급과잉 지속으로 정유부문의 의미 있는 실적 개선은 제한적일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박건태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의 방향성에 대한 우려가 존재할 경우 정유업체 주가도 부진할 수밖에 없다”며 “유가에 대한 변동성이 감소할 때까지 주가가 반등하더라도 상승 여력은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