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을 국빈방문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일(현지시간) 영국 국회의사당인 웨스터민스터의 로열갤러리에서 약 11분간 연설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등 현지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방문 첫날인 이날 연설에서 시 주석은 “양국 관계가 새로운 고도에 오를 것으로 믿고 있다”며 “우리는 유라시아 대륙의 양쪽 반대편에 있지만 오랜 공동의 깊은 상호 애정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은 중국 이외 지역에서 위안화 거래가 가장 많은 곳이며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중국 유학생이 가장 많은 곳”이라며 “양국은 더욱 상호의존적이고 공동 이해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11분 연설에서 시 주석은 셰익스피어와 고대 중국 속담을 인용하고 2차 세계대전 당시 노르망디 상륙작전에 중국군이 참여했던 일화도 소개했다고 BBC방송은 전했다.
한편 시 주석은 “오늘날 중국인은 모든 면에서 법질서를 높이고 있다”며 “우리 목표는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다는 것을 확실히 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는 인권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내용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중국 주석으로는 처음인 이날 연설에 반응은 냉담했다. 존 버커우 하원의장은 시 주석을 소개하면서 “이 곳은 미얀마의 아웅산 수치 여사,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연설했던 장소”라고 밝혀 은근히 중국의 인권 문제를 꼬집었다.
연설 도중 박수도 없었다. 특히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다른 참가자가 통역기를 착용한 상태에서 시 주석의 중국어 연설을 들었지만 홀로 착용하지 않아 텔레그래프는 캐머런 총리의 중국어가 완벽해야 할 것이라고 비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