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인베브-사브밀러 합병, 미국·중국·유럽 반독점당국 태클 암초에 걸리나

입력 2015-10-2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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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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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드와이저 코로나 등 유명 맥주 브랜드를 거느린 세계 최대 맥주회사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인베브)와 2위 사브밀러의 합병이 마무리되기까지 걸림돌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합병이 성사되면 세계 맥주 시장의 3분의 1 가까이를 차지하는 초대형 기업이 되는 만큼 주요국 반독점 당국의 반대에 직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상원 사법위원회 독점금지·경쟁정책·소비자권리 소위원회는 AB인베브의 사브밀러 인수 계획을 검증하는 청문회를 개최하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위원회의 마이크 리 위원장(공화·유타)과 민주당 소속 에이미 클로부샤 의원은 이날 양사의 합병이 경쟁과 미국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심의하는 청문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신문은 청문회 일정은 잡히지 않았으나 연내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클로부샤 의원은 성명에서 “세계 양대 맥주회사의 통합 계획은 맥주산업에 독점금지법상의 심각한 우려를 촉발하고 있다”며 “이 계획이 맥주 가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미국의 맥주회사와 고용에 악영향을 주는지 여부를 검토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AB인베브는 지난 13일 사브밀러를 1042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기본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AB인베브는 오는 28일까지 인수 제안을 확정할 지, 영국 공정거래위원회에 확정 연장을 요구할 지 결정을 내리게 돼있다. 맥주업계 시장조사기관인 플라토 로직에 따르면 양사가 통합하면 새로운 회사의 세계 맥주 시장 점유율은 28.4%로 업계 2위 기업의 3배 가까운 규모로 커진다.

2008년 벨기에-브라질의 인베브그룹과 미국의 안호이저-부시가 합병한 AB인베브는 점유율 20.8%로 세계 최대 맥주회사다. AB인베브의 미국 맥주시장 점유율은 현재 45%로 회사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얻기 위해 사브밀러와 미국 맥주 대기업 몰슨쿠어스의 합작사업인 밀러쿠어스의 사브밀러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 밀러쿠어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약 25%로 미국에서 매출 2위인 쿠어스라이트와 4위 밀러라이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밀러쿠어스의 지분 42%를 보유하고 있는 몰슨쿠어스가 사브밀러의 미국 사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보고 있다.

AB인베브는 미국 외에도 중국에서도 독점금지법 관련 문제에 대해 조사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브밀러는 중국 화륜창업과의 합작 사업을 통해 23%의 현지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AB인베브의 점유율은 14%로 양사의 중국 시장 점유율을 합하면 37%에 이른다. 반독점 문제 전문가와 업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외국 기업이 자국 시장에서 3분의 1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걸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AB인베브는 사브밀러의 중국 사업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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