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준(LG전자 부회장)의 전기차 승부수에 주가 화답… 7년만에 최대 상승폭

입력 2015-10-22 09:25 수정 2015-10-22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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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절 나섰던 펀드매니저들은 ‘넉 다운’

스마트폰 등 기존 사업 부진으로 진퇴양난에 빠졌던 구본준<사진> LG전자 부회장이 ‘전기차’라는 날개를 달았다. 스마트폰과 가전에서 전기차로 본업(?)을 바꾸자 시장에선 주가로 화답했다.

전날 국내 주식시장에서 단연 이슈는 LG전자였다. 이날 GM 전기차 쉐보레 볼트 EV 개발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됐다고 밝히면서 주가는 무려 전 거래일보다 무려 14.41% 뛴 5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2008년 10월 30일 14.9%(종가기준) 급등한 이후 약 7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LG전자는 이날 장중 한때 15.47%까지 치솟기도 했다.

스마트폰 사업 둔화로 실적이 부진하면서 4만원대에 머물던 주가도 4개월만에 5만원대를 회복했다.

이번 협력은 양산을 앞둔 전기차이기 때문에 실적 가시성이 높다는 점과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구동모터(연료차의 엔진역할)를 공급기로 했다는 점 등에서 투자자들이 환호했다.

특히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은 초기 단계부터 직접 관여하며 계약 성사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후문이다. 구 부회장은 2013년 계열사였던 자동차 설계 회사 V-ENS를 합병하고, 인천에 자동차 부품 공장을 짓는 등 자동차 부품사업에 강한 열의를 보였다. 매주 인천 공장을 찾으며 현장을 점검하고 GM 임원들이 한국을 찾으면 직접 만나 현안을 협의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약 1조3000억원이었던 LG전자 VC(자동차부품)사업본부 매출이 올해 1조8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증권사들도 긍정적인 리포트를 내놨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휴대폰, TV, 가전 등 세트사업 중심에서 신성장동력인 자동차 분야로 사업구조 전환이 가능하다”며 “장기 성장성 구축의 출발점이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LG전자는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에게 최상의 파트너이고, IT와 자동차의 융복합 사업이 한국의 미래”라고 평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LG전자 목표주가를 기존 6만2000원에서 7만원으로 올렸다.

한편, LG전자발 희소식에 시장이 환호성을 보내는 사이 펀드매니저들의 반응은 침통하기만 하다. 기관투자자들이 LG전자를 지난 6개월 동안에만 해도 400여만주 가까이 팔기만 했던 탓이다. 이 기간 LG전자는 6만원에서 3만9300원까지 급락했다. 큰 손실을 보면서 대거 손절매(주가 하락을 예상해 매입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주식을 내다파는 것)에 나선 펀드매니저들과 달리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들은 880여만주를 사들였다. 기관이 개미만도 못하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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