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출마를 고심하던 조 바이든 부통령(72)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21일(현지시간) 바이든 부통령은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부인인 질 바이든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불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그는 “경선에서 이기는 데 필요한 시간이 현재로서는 부족해 보인다”면서 “비록 경선에 출마하지 않지만, 민주당이 서 있어야 할 곳과 미국이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명확하고 강력하게 이야기할 것이다”고 말했다. 바이든 부통령의 불출마 결정에는 지난 5월 뇌암으로 사망한 장남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사망한 장남에 대해 “우리에게 영감을 주는 사람이었다”면서 “가족이 준비돼 있지 않는 한 나는 출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의 불출마에 따라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한 후보는 힐러리 클린턴과 버니 샌더스, 마틴 오맬리, 링컨 채피 등 4명만이 남게 됐다. 이에 워싱턴 정계에서는 현재 민주당 내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힐러리 클린턴이 잠재적으로 지지율 상승효과를 누리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바이튼 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클린턴 후보를 비롯해 특정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현 오바마 행정부의 2인자인 바이든 부통령은 상원의원을 여섯 차례 연임해 의정 활동 경력만 36년에 달하는 ‘정치 베테랑’이다. 여기에 7년째 맡고 있는 부통령직까지 포함하면 40년 넘게 미국 권력의 핵심부에 머물러온 셈이다.
이에 대해 클린턴 후보는 트위터에 “바이든 부통령은 좋은 친구이자 위대한 사람”이라며 “그는 오늘도 그렇고 늘,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자 하는 낙관주의와 다짐으로 충만해 있다”고 밝혔다.
한편 공화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후보는 “바이든이 그와 가족을 위해 정확한 결정을 내렸다”며 “개인적으로 힐러리가 걸어온 과정이 잘못된 만큼, 차라리 내가 힐러리를 상대하겠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