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롯데쇼핑 2년간 적자 9000억…신동빈, M&A 과욕이 화근

입력 2015-10-22 10:31 수정 2015-10-22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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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롯데사업, 뭐가 문제길래…] ②무리한 사업확장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의 또 다른 불씨로 떠오른 롯데쇼핑 중국사업 적자규모가 최근 2년간 9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국·베트남·인도네시아 중심의 해외사업 법인 가운데 상당수가 자본잠식에 빠져 향후 해외 계열사의 손실 규모는 더 확대될 전망이다.

22일 유통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쇼핑의 홍콩 법인인 롯데쇼핑홀딩스를 중심으로 중국ㆍ베트남ㆍ인도네시아 등 해외법인들의 적자규모가 실제 장부가에서 9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해외법인들의 자금 통로 역할을 하고 있는 롯데쇼핑홀딩스의 경우 지난해만 약 35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앞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롯데쇼핑을 앞세워 VRICI(베트남, 러시아,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5개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했던 만큼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케미칼 등 3곳의 중국사업 적자규모도 상당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롯데쇼핑의 중국사업 부실은 신 회장의 무리한 인수합병(M&A)에서 출발했다. 신 회장은 지난 2007년 중국 마트체인인 마크로(Makro)를 78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09년 중국 마트 타임즈(TIMES)까지 사들이면서 본격적으로 중국 마트시장에 진입했다. 당시 신 회장은 롯데쇼핑을 통해 롯데쇼핑홀딩스로 약 7400억원 규모의 현금출자를 단행했고, 이 출자금을 바탕으로 중국 내 마트 기업들을 매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월마트, 까르푸 등 글로벌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베이징, 상하이 등 주요 대도시의 중심상권에 진입하지 못한 탓에 영업손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베이징의 톈진롯데마트 등 2곳에서만 지난해 약 634억원의 손실이 났다. 여기에 랴오닝성과 지린성법인들도 적자를 기록하면서 롯데쇼핑홀딩스의 M&A 부실 규모를 키웠다.

이와함께 롯데쇼핑 중국법인 상당수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다. 톈진롯데마트법인(Qingdao LOTTE Mart Commercial)의 경우 최근 2년간 약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자본금 상당수가 잠식됐다. 중국 시장의 유통 환경이 변화하고 있지만, 롯데 관계사의 매출은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자본잠식에 빠질 법인들이 확대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롯데쇼핑의 적자가 롯데제과와 롯데칠성 등의 계열사 부진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롯데쇼핑과 함께 중국에 진출한 롯데제과 계열사는 지난해 약 18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도 중국 내 롯데오더리음료유한공사, 롯데장백음료유한공사, 롯데주업(북경)유한공사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해 약 100억원의 적자를 봤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추진한 중국사업과 관련한 부실규모가 수조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쇼핑이 운영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시바 법인이 38개에 달한다”며 “자산이 1000억원 이상인 법인으로 한정해 사업보고서에 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공개되지 않은 법인들의 적자규모까지 합쳐지만 그 규모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중국 사업 손실은 그간 신 회장이 한국 롯데의 조타수를 맡으면서 중국과 동남아 지역의 M&A에 주력한 게 원인이라는 분석이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아버지 그늘에서 벗어나려는 신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사업 확장 방식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경영 스타일과 전혀 다르다는 시각이다.

결과적으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쇼핑 중국사업의 부실을 파헤쳐 신 회장의 경영능력을 외부에 공개함으로써, 일본 롯데홀딩스 종업원지주회를 우군으로 흡수하겠다는 전략을 세우는 데 단초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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