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붐 세대는 지난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사람으로 현재 44∼52세의 연령층이 이에 해당된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평균 정년은 57세이지만, 최근 경기 침체와 '젊은 피'에 대한 선호 경향으로 실제 퇴직 연령은 평균 52.3세로 5∼6세 가량 빨라졌다.
최근 창업시장에서는 퇴직 후에도 안정적인 경제생활을 고려하는 사람들 때문에 퇴직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창업 전문가들은 "퇴직자가 창업해 성공하려면 적절한 아이템을 선정하는 안목과 철저한 사전준비, 그리고 운영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경력 살릴 수 있는 업종 유리
직장을 다닐 때 영업 업무를 담당했거나 직장생활 중에 구축한 인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향기 관리
업이나 방문 잉크·토너 충전업처럼 영업을 위주로 한 업종에도 도전하는 것이 좋다.
방문 잉크·토너 충전업 '잉크가이'는 고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로 잉크충전사업의 과당경쟁의 틈새를 공략하고 있다.
사무실이나 가정을 직접 방문해 프린터 토너와 잉크를 충전, 훨씬 고객 지향적이다.
또한 충전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보통 5분 내외로 그동안 장시간 소요되는 불편함을 없앴으며 1회 충전시 가격도 8000원∼1만원 정도로 정품의 30%밖에 되지 않는다.
경기도 광주시에서 '잉크가이'를 운영하고 있는 박영태 씨(45)는 15년 동안 의류 영업관리를 해본 경력을 살려 창업에 성공한 경우이다.
창업비용이 1250만원으로 소자본 창업 아이템인 점과 영업력이 있으면 점포 창업보다 고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박 씨는 "오랜 영업 경험을 통해 고객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 전혀 두렵지 않은 것이 사업에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며 "창업 10개월 째인 현재 월 평균 순이익 400만원 정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향기관리업 '에코미스트'도 직장생활 중에 영업력과 기술력을 쌓은 예비창업자라면 경험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업종 중 하나이다,
점포나 사무실, 전문매장, 사우나, 병원, 관공서 등에 자동향기분사기를 설치하고 분사기 속에 적합한 천연향을 내장, 매월 리필 해주는 방식으로 운영, 사무실을 중심으로 거래처를 뚫어놓으면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업계 관계자는 "사용 목적과 장소에 적합한 향기를 선별해 판매하고, 자동향기분사기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근에는 방역사업을 추가로 도입, 다양한 서비스제공으로 경쟁력을 높였다"고 말했다.
강병오 FC 창업코리아 대표는 "사무직의 경우 비즈니스센터, 사무용품 전문점, 편의점, 서점 등 육체적으로 힘이 들 드는 업종이 좋다"며 "기술직은 컴퓨터 및 자동차 관련 업종, 환경관련 업종, 리페어·리필·리폼 등의 재활용 사업 등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영업직 종사자는 직장생활에서 쌓은 영업력과 인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방문 판매·관리 업종부터 ▲외식업 ▲무점포 사업 ▲뷰티관련 업종 등이 좋다"고 덧붙였다.
◆ 가족, 위탁관리 등 주변의 도움 받으면 유리
창업 전문가들은 "창업은 직장생활보다 몇 배 더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며 "체력적·정신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가족의 도움은 실패에 대한 불안감을 줄이고, 의욕과 자신감을 북돋을 수 있는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들은 "특히 부부 창업은 함께 고생하면서 2막 인생을 준비한다는 의미도 있어 부부금슬도 좋아질 뿐만 아니라 업무 효율성 제고 및 인건비 절감효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수원 파장동에서 바비큐치킨호프 '훌랄라'를 운영하는 김주태(45)씨는 부인의 도움을 받으며 운영하고 있는 부부창
업 사례다.
김 씨는 지난 2004년 퇴직 후 창업을 준비하던 중 1년 먼저 바비큐치킨호프를 창업한 김씨 누나의 조언을 얻어 바비큐 치킨 호프를 창업키로 했다.
김 씨는 "원하지 않는 퇴직 후 의기소침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있었다"며 "아내와 가족들의 도움이 생활에 활력을 찾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 씨는 1억2000만원을 투자해 현재 월 평균 2000만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이 중 700∼800만원이 순이익으로 남는다.
창업전문가들은 "초보자는 자본이 있어도 대형 점포는 혼자 운영하기가 어렵다"며 "사업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나 위탁관리 시스템을 갖춘 검증된 우량 프랜차이즈 본사에 맡기는 것도 위험을 줄이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 사전준비를 철저히 해야
강병오 대표는 "40·50대 퇴직자들은 사전에 충분히 창업정보를 입수하고 공인된 기관에서 창업교육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오랜 기간 직장생활만 해온 퇴직자들이 창업시장의 실상을 이해하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예비창업자들은 각종 창업박람회에 참석해 창업 아이템을 알아보고, 인터넷에 개설되어 있는 창업 정보사이트나 관련 인터넷 동호회를 통해 최근 정보를 꾸준히 체크하는 것도 유용하다고 강 대표는 설명했다.
강 대표는 "점포 입지는 발품을 많이 팔수록 좋은 곳을 고를 수 있다"며 "최근에는 주 5일 근무가 일반화되면서 주상복합 상권이 주목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초보자인 만큼 충분한 사전준비를 한 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업종, 입지, 자금, 운영전략 등 충분한 사전준비를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강 대표는 "퇴직자들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점포 운영 경험"이라며 "경험이 없는 창업자들을 대상으로 프랜차이즈 본사 차원에서 창업인턴제 등 체험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설명>
베이비붐 세대의 퇴직이 본격화 됨에 따라 이들의 창업 열기가 높아지고 있다.
박영태 씨는 퇴직 후 영업직의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방문 토너ㆍ잉크 전문점 '잉크가이' 창업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