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병 대란' 주류업계 "술값 10% 오를 것"

입력 2015-10-22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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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지난달 3일 입법예고한 빈병 보증금 인상안에 대해 주류업계가 반발하고 나섰다.

빈병을 사재기해두는 현상 때문에 지난달 빈병 회수율이 81%까지 떨어져(작년 9월 96%) 빈병 부족으로 생산라인을 중단하는 업체도 생겨나고 있다.

주류업계는 인상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그대로 실행되면 주류 가격이 10% 이상 상승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한국주류산업협회는 22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환경부의 인상안은 정책의 실효성도 기대하기 어렵고 서민에게 큰 부담과 부작용만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경부가 지난달 3일 입법예고한 인상안에 따르면 내년 1월21일부터 소주병의 빈병 보증금이 40원에서 100원으로, 맥주병은 50원에서 130원으로 각각 2.5배, 2.6배 오른다.

주류회사가 도·소매점에 지급하는 빈 용기 취급수수료는 현재 소주 16원, 맥주 19원에서 각각 33원으로 인상된다.

협회는 "취급수수료와 보증금 인상 부문이 반영되고 그에 대한 주세, 교육세, 부가세가 붙으면 소주는 출고가 기준으로 100원 가까이 인상될 수 있다"며 "소주 출고가가 961.7원인 것을 고려하면 가격이 10% 정도 상승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이렇게 가격이 오르면 음식점에서는 500~1천원 인상이 예상된다"며 "불경기에 가격이 오르면 소비가 줄어 업체들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협회는 "환경부는 새 정책이 도입되면 빈병 재사용률이 95%까지 높아진다고 주장하지만, 현재 빈병을 분리수거로 내놓는 소비자가 많아 보증금을 인상한다고 해서 소비자가 소매상에 직접 반환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과거 비닐봉지,종이봉투,일회용 컵 반환 역시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경부는 현재의 빈 용기보증금과 취급수수료가 유통과정에서 정확히 소비자나 소매상에게 반환되고 있는지에 대한 실태 파악 없이 입법예고했다"고 덧붙였다.

인상안의 부작용에 대해선 "소비자 대부분은 빈 병을 반환하지 않기 때문에 10%이상 상승하는 주류 가격 부담을 그대로 지게 된다"며 "소비자가 추가로 내는 보증금 인상액은 주류 중간유통업체에만 혜택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상안은 국내산 주류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국산주류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며 "빈 용기 사재기와 주류 공급 부족에 따른 파동이 이미 진행 중이고 가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환경부에 입법예고한 인상안을 철회하고 현재의 빈 용기 보증금과 취급수수료의 지급실태에 대해 전면적 실태조사를 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주류 업체 생산은 빈병 회수율 감소로 실제로 차질을 빚고 있다.

부산의 소주업체 대선주조는 지난 20일 감소한 빈병 회수율과 영업부진에 따른 재고물량 증가 영향으로 부산 기장군에 있는 생산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가 21일부터 정상가동을 시작했다.

대선주조 기장공장의 하루 평균 소주 생산량은 24만∼28만병이고 한달 평균 회수하는 공병은 600만∼700만병인데 그 물량이 줄어 생산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된 것이다.

롯데주류도 빈 병 부족으로 일부를 페트나 다른 용기 제품으로 생산하고 있다.

업체 관계자는 "사태가 장기화하면 상당히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주류협회는 "빈 용기 회수 부족으로 지난 9월 중 주류 출고량이 제조사별로 차이는 있지만 약 15% 정도 감소했다"며 "일부 공병수집상 등에서 웃돈을 요구해 일부 제조사는 불가피하게 이런 요구를 수용해 빈병을 확보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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