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부터 최근까지 청와대에서 근무하다 퇴직한 공무원 13명이 공직자윤리법에 따른 ‘취업제한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거치긴 했지만, 재취업한 곳의 업무가 직전 업무와 관련 있거나 낙하산 성격이 강해 ‘봐주기 심사’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최민희 의원이 22일 청와대와 공직자윤리위 취업심사 내용을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현 정권 청와대에서 근무한 수석비서관 4명, 비서관 1명, 행정관 8명 등 13명이 대기업과 대형 로펌, 사립대학, 각종 협회 등에 재취업한 것으로 파악됐다.
퇴직한 공직자가 취업제한기관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공직자윤리위로부터 업무 연관성과 관련한 취업심사를 거쳐 ‘취업 승인’ 또는‘취업 가능’ 판정을 받아야 한다. 이들 13명은 모두 심사를 통과하긴 했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많다.
먼저 이남기 전 홍보수석의 경우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 사장으로, 윤두현 전 홍보수석은 케이블TV방송협회 회장으로 각각 임명됐다. 두 사람 다 언론인 출신의 ‘폴리널리스트’로 전형적인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이다.
최순홍 전 미래전략수석은 작년 8월 LS산전의 상근고문으로, 윤창번 전 미래전략수석은 지난 5월 김앤장법률사무소의 고문으로 각각 영입됐다.
최 의원은 “최순홍 전 수석의 경우 LS산전에서 ‘ICT 역량 강화를 위해 영입한 것’이라고 밝혔는데, 미래전략수석이라는 그의 청와대 업무와 관련성이 없다면 영입됐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창번 전 수석도 청와대에 몸담기 전 이미 김앤장의 고문을 역임한 적이 있어 ‘김앤장-청와대-김앤장’이라는 회전문 인사”라고 비판했다.
또 오 모 전 선임행정관은 국정홍보비서관실 소속으로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 정보통신 분야에서 경력을 쌓았는데, 그는 KT파워텔의 경영기획본부장으로 채용됐다.
청와대 근무 당시 골프 접대를 받아 지난 2월 물러난 이 모 전 행정관은 8월 아시아드컨트리클럽(아시아드CC)의 상임이사로 영입됐다. 이곳은 부산시가 출자한 골프장으로, 이 전 행정관은 서병수 부산시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 출신이다.
최 의원은 “어떤 공직자보다도 엄격해야 할 청와대 퇴직 공무원들이 사회 곳곳에 무분별하게 낙하산으로 투하되는 것은 근절돼야 한다”며 “공직자윤리위 역시 다른 어떤 퇴직 공직자보다 청와대 출신에 대한 취업심사를 엄격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