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러 극동지역 '투자 고속도로' 위한 한·러 실무협의체 구성

입력 2015-10-2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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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러시아가 극동지역에서 공동으로 투자·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실무협의체를 구성한다.

양국이 2013년 극동 및 시베리아 자원개발과 인프라 구축 등을 위해 조성키로 한 30억 달러를 실질적으로 사용할 기반인 '투자 고속도로'를 마련한 것이다.

양국은 23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유리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지역 전권대표를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제14차 한·러시아 경제과학기술공동위원회를 열어 이 같이 합의했다.

이에 따라 양국 정부와 관계 금융기관은 투·융자 플랫폼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양측이 협력사업을 발굴하고 구체적인 금융지원 방안을 마련해 추진하기로 했다.

양측은 11월 중 협력사업의 후보 리스트를 교환하기로 했다. 여기엔 수산 및 농업분야의 물류 관련 인프라 사업이 포함될 전망이다.

양국은 또 러시아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하는 열악한 투자환경과 까다로운 인허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양국 관계 부처 간 '투자사업 실무그룹'을 운영하기로 합의했다. 특히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총리 주재로 포드, 지멘스, 미쓰비시 등 미국, 유럽, 일본의 대기업이 주로 참여하는 '러시아 외국인투자 위원회'에 한국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세부적으로 한국 측은 영농기업들의 법정 토지임대기간 미보장 문제 등 애로사항을 거론하면서 주정부 담당관 지정 및 행정지도 강화 등의 실질적인 조치를 요청했고, 러시아 측은 협조하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양측은 극동 해역에서 한국의 어업 쿼터를 확대하고, 한국 기업이 극동지역 수산거점에 투자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조하기로 했다.

한국 측은 러시아의 무역 관련 인증제도의 변경으로 기업들의 애로가 가중되는 점을 들어 이를 개선하기 위한 협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스마트 그리드 및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서 기술개발 프로젝트 발굴과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에 러시아 측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양국은 보건분야에서 블라디보스토크항 내 헬스케어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 간 실무그룹을 만드는 데 합의했다. 해상수색구조 협정도 조속히 체결하기로 했다. 이밖에 양국은 광역두만개발계획(GTI)을 조속히 국제기구로 전환하고 동북아개발은행(NEADB) 설립이 필요하다는 데도 입장을 함께했다.

한국과 유라시아경제연합(EEU) 간 경제협력 및 기업진출 확대를 위한 협의채널을 신설하기로 했다. 또 남·북·러 3각 사업 추진을 위해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 나진·하산 물류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양국 기업 간 합작투자법인의 조속한 설립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 한국 측은 기재부, 외교부, 산업부, 국토부, 해수부, 농식품부 등 8개 관계부처 및 기관이, 러시아 측은 경제개발부와 외교부, 에너지부, 교통부, 산업부 등 10개 부처 및 기관이 참석했다.

한·러 경제과학기술공동위는 1997년부터 매년 열리는 양국 간 고위급 경제협력 채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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