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노동자 법으로 보호한다…‘고객응대 매뉴얼ㆍ예방교육’ 등 사업주 의무화

입력 2015-10-2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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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고객이 매장 직원들에게 무릎을 꿇도록 하는 등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정부가 감정노동자를 법으로 보호키로 했다.

25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정부는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의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키로 했다.

정부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과 관련한 안을 이미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제출한 상태다.

정부안은 감정노동이라는 용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고객 응대 업무에 주로 종사하는 근로자'를 실질적인 감정노동자로 보고 이들의 피해를 막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사업주들이 '고객 응대 매뉴얼'을 반드시 갖추도록 의무화했다.

이 매뉴얼에는 근로자가 고객을 응대하는 과정에서 폭언이나 폭력을 당할 때 고객 응대를 거부하거나, 고객의 행위가 지나치게 심할 때는 법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길 수 있다.

이는 감정노동자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데는 '고객은 왕'이라는 기조 아래 매출 올리기에만 골몰하면서 종업원 보호는 소홀히 하는 기업들의 잘못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고객의 요구를 무조건 수용하고 사과토록 하는 기업의 행태에 제동을 걸어 감정노동자를 보호하겠다는 취지다.

고객 응대 근로자가 고객의 폭언, 폭력 등으로 정신적인 충격을 받거나 건강에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직무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직무전환 관련 규정도 정부안에 담겼다.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심각한 육체적ㆍ정신적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을 조기에 막겠다는 취지다. 고객 응대 근로자를 위한 스트레스 예방 교육도 의무화했다.

정부는 고객 응대 근로자가 많은 판매ㆍ서비스업종 등에 대한 지속적인 행정지도를 통해 이들 조항이 잘 지켜지는지 감독키로 했다. 지켜지지 않는 사업장에는 근로감독관이 시정권고를 내릴 방침이다.

정부가 이처럼 감정노동자를 법으로 보호하려는 것은 국내 전체 근로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감정노동자에 대한 일부 고객의 '갑질' 행태가 도를 넘었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이달 16일에는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스와로브스키 매장에서 여성 고객이 점원들을 무릎 꿇린 일이 일어난 후 관련 영상이 SNS에 공개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지난해 12월에도 현대백화점 부천 중동점 지하 주차장에서 모녀 고객이 아르바이트 주차요원을 무릎 꿇리는 영상이 SNS에 올라와 고객을 질타하는 여론이 들끓었다.

국내 감정노동자는 560만∼740만명으로 전체 임금근로자 10명 중 3∼4명에 달하는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고용부 관계자는 "감정노동자를 법으로 보호하는 것으로 감정노동자에 대한 제도적 보호가 이뤄진다면, 사회적 논란이 되는 일부 고객의 '갑질' 행태나 기업의 무관심한 태도 등이 상당히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독일 등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기업들이 근로자의 업무 관련 스트레스를 예방하고 이를 감소하려는 노력을 하도록 노동법에서 강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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