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일본 후쿠오카현 미이케 탄광 등에서 일하다 숨진 한반도 출신 강제징용 피해자 추도비가 ‘낙서테러’를 당했다.
후쿠오카 총영사관 관계자는 24일(현지시간) 후쿠오카현 오무타시에 설치된 ‘징용 희생자 위령비’에 누군가가 검은 페인트로 낙서한 것이 전날 재일본대한민국국민단(이하 재일민단) 관계자에 의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현장사진에 따르면 흰색으로 새겨진 비문 위에는 스프레이로 뿌린 것으로 보이는 검은 페인트가 칠해졌다. 또 일본어로 ‘라이따이한 문제에 대해 베트남에 사죄하라’는 취지의 글귀도 적혀 있었다.
현지 재일민단 관계자는 한국인 강제징용을 부정하는 우익 성향 인사의 소행으로 추정하고 관할 오무타경찰서에 신고했다.
위령비는 현지 시민단체인 ‘재일코리아 오무타’가 미이케 탄광 등에서 일한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기리고자 시 당국과 일본 기업의 협력을 얻어 지난 1995년 4월 오무타 시내 아마기야마 공원에 건립한 것이다. 오무타 시 당국이 부지를 무상으로 제공했고, 미이케 탄광을 운영한 미쓰이 광산 등 미쓰이 계열 3개사가 건립비용을 부담해 과거사를 뛰어넘어 한일 화해를 모색하는 의미를 담았다.
재일코리아 오무타는 위령비 건립 후 매년 4월 첫 번째 일요일에 현지 한인과 오무타 시장, 후쿠오카 총영사관 관계자, 일본 학생 등이 참석한 가운데 추도행사를 진행해왔다.
미이케 탄광은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일본 메이지 시대 산업혁명 유산 23곳 중 한 곳이다. 한국 정부는 미이케 탄광과 미이케항에서 조선인 9200여 명이 강제동원돼 일하다 3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